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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세계 최초 혁신공정 적용한 차세대 DDR5 선보여…고성능·저전력 모두 잡았다

누설 전류 줄인 512GB 용량 DDR5 모듈 개발 성공

HKMG 공정 도입해 전력소모량 13%↓

8단 TSV 기술 적용으로 용량도 대폭 키워

서버용 CPU 강자인 인텔과 손잡고 저변 넓힐 듯

삼성전자가 혁신공정을 적용해 개발한 차세대 D램 512GB DDR5/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005930)가 혁신공정을 적용한 차세대 D램 DDR5 개발에 성공했다. 반도체 공정의 미세화에 수반하는 기술적 난제인 누설전류 제어에 효율적인 ‘하이케이 메칼 게이트(HKMG) 공정’을 도입해 선보인 이 D램은 슈퍼 컴퓨팅이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미래 산업 발전의 핵심 부품으로 기능할 전망이다.

2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한 DDR5 모듈은 512기가바이트(GB)의 용량을 자랑한다. 이 모듈은 고용량고성능임에도 상대적으로 낮은 전력을 필요로 해 데이터센터나 차세대 컴퓨팅 등에 적합하다. DDR5는 차세대 D램 규격으로 기존의 DDR4 대비 2배 이상의 성능이며, 향후 데이터 전송속도가 7200Mbps로도 확장될 전망이다. 이는 1초에 30GB 용량의 UHD 영화 2편 정도를 처리할 수 있는 속도다.

특히 삼성전자는 미래 산업이 요구하는 플랫폼은 전력 소모량을 낮추는 것이 관건이라는 판단 아래, 모듈 개발 과정에서 선제적으로 HKMG라는 공정을 적용해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었다. 이 HKMG 공정은 반도체 공정이 미세화될 수록, 흘러야 할 곳이 아닌 다른 곳에 흘러버리는 누설전류 현상을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반도체 내에서 전류가 흐르는 길목의 문을 적시에 빠르게 열고 닫는 것은 물론, 닫혀있어야 하는 문을 꽉 닫아 트랜지스터 동작에 기여하는 전류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25일 개발 성공 소식을 알린 차세대 D램 512GB DDR5에 절연 효과가 높은 물질을 절연막에 적용해 누설전류를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반도체 내부에서 이 같은 작동이 가능하도록 유전율 상수(K)가 높은 물질을 공정에 적용해 고성능, 저전력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HKMG 공정은 주로 시스템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해 왔지만 자사는 메모리 및 시스템 반도체 공정 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어 선제적으로 메모리 반도체인 D램에도 적용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HKMG 공정을 적용함에 따라 새롭게 선보인 DDR5 모듈의 전력소모는 기존 것에 비해 13%가 줄었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에 범용 D램으로는 처음으로 8단 실리콘 관통전극(TSV) 기술을 적용했다. 이번에 개발한 DR5 모듈이 지닌 크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묘수로 등판한 8단 TSV기술은, 한정된 크기로도 고용량을 구현하는 바탕이 됐다. 소비자가 이번 제품을 활용해 시스템을 구성할 경우, 동일한 사이즈 내에서 최대 16테라바이트(TB)까지 용량 확대가 가능하다.

한편 삼성전자는 인텔의 차세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와 연결되는 DDR5 공급에 나선다. 인텔은 현재 서버용 CPU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다. 인텔 관계자는 “인텔의 차세대 CPU인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인 사파이어 래피즈와 호환되는 DDR5 메모리를 선보이기 위해 삼성전자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2014년 세계 최초로 범용 D램인 DDR4 메모리에 4단 TSV 공정을 적용한 이래 64GB에서 256GB까지 고용량 모듈 제품을 서버 시장에 선보여 왔다. 손영수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팀 상무는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업계 최초로 HKMG 공정을 메모리 반도체에 적용했다”며, “이러한 공정 혁신을 통해 개발된 DDR5 메모리는 뛰어난 성능과 높은 에너지 효율로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의료산업 등으로 활용 분야가 확대될 고성능 컴퓨터의 발전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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