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삼성전자 CEO 출신 진대제의 경고 "美가 中에 반도체 팔지 말라는 상황까지 대비해야"

■韓 반도체산업 우려 목소리

‘반도체 산업 패러다임과 미래’ 세미나

美선 반도체 투자비 40% 세액공제

TSMC는 대만 정부·국민 지원 업고

빠르게 성장, 삼성전자와 격차 벌려

인재 양성에 국가적 차원 관리 필요

진대제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 대표가 30일 전경련 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반도체 산업이 흔들린다 : 반도체 산업 패러다임과 미래'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전경련




“미국이 중국에 반도체를 판매하지 말라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반도체 패권싸움에 대비한 국가차원의 대비책 수립이 필요합니다”(진대제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 대표)

30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반도체 산업 패러다임과 미래’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미국·중국·유럽의 패권 다툼으로 우리 반도체 산업에 ‘비상등’이 켜졌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 사장을 역임한 진 대표는 “미중 무역전쟁이 지적재산과 반도체 패권싸움으로 번져, 상당기간 반도체 수요 대비 공급이 타이트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정부에 대책 수립을 당부했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도 개회사에서 “우리나라의 강점으로 꼽히는 메모리 부문에서 최근 미국이 한발 빨리 기술을 발전시키는가 하면, 시스템 반도체는 대만의 TSMC가 삼성전자를 앞서고 있다”며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권 부회장은 특히 “TSMC는 정부와 국민들의 거국적 지원을 등에 업고 더욱 빠르게 성장하며 삼성전자와 격차를 벌리고 있다”며 “반도체 산업에서 초격차를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들의 애로 사항들을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중에서도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와 생산을 가로막는 규제를 과감하게 혁신하고 기초과학 기술력 향상, 인재 양성, 인프라 확충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모리 반도체가 ‘빅사이클’에 진입했으나 각국 정부의 반도체 패권 다툼으로 우리의 위기감은 어느 때보다 고조된 상태라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미국 정부는 중국을 제압하기 위해 오는 2024년까지 자국 기업 투자비의 40% 수준을 세액공제하고, 반도체 인프라 및 연구개발(R&D)에 228억 달러 수준을 지원할 계획을 밝혔다. 미국 토종 기업 인텔은 이에 발맞춰 최근 파운드리(위탁 생산) 사업의 재진출을 선언한 상태다. 유럽 국가들도 세계적인 자동차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를 겪으며 아시아 파운드리 업체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최대 500억 유로를 반도체에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에 뛰어드는 상황에서 우리가 해야 할 것은 결국 기술로서 극복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삼성의 향후 반도체 공장 증설 문제와 관련해 “최근 오스틴 공장이 정전으로 가동이 중단됐고 3월 중순 이후로 재개했다”며 “공장을 분산해서 짓는 전략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사장과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진대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대표는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선대 회장의 유훈을 되새기며 반도체 산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당부했다. 진 대표는 이 회장이 1987년 한국 반도체가 모방품이라는 기사를 보고 화가 난 상태로 기흥 사업장을 방문해 “영국이 증기기관을 만들어 400년간 세계를 제패했는데 나도 그런 생각으로 반도체에 투자한 것이니 앞으로 자네들이 열심히 잘 해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진 대표는 그러면서 “오늘날 한국 반도체 산업 종사자 여러분들도 잘 해내서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을 유지·발전시켜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최근 세계 각국의 반도체 산업 강화 추세에 대해 “반도체를 내재화하는 움직임이 매우 강해졌다”고 진단했다. 인텔의 파운드리 진출, 유럽 각국의 반도체 시설 구축 지원 등 자국에 공급망을 확대해 해외 의존도를 줄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 전무는 결국 생존을 위한 ‘적기 투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메모리 반도체 1위’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투자해 제품을 빠르게 시장에 내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다. 안 전무는 또 “반도체 분야는 특히 인력이 중요하다”며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인재들이 국내에 머물며 발전할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대순 글로벌전략정책연구원장은 “한국의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는 아쉽게도 2016년 하만 인수 이후 대규모 인수합병(M&A)이 없었다”며 “지금부터 적극적인 M&A를 통해 (반도체 육성의) 포석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