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초고화질(4K UHD) 콘텐츠를 대중화시킬 수 있는 영상 전송 기술을 선보였다. 5세대(5G) 통신 기술을 이용해 방송 주파수 대역에 데이터까지 함께 송출하게 되면서 UHD 방송 확보, 광고 수익원 확대 등 지상파의 숙제들을 풀 실마리를 찾게 됐다.
SK텔레콤이 2일 제주에서 진행한 차세대 5세대(5G)-ATSC3.0 융합방송 서비스 시연 행사에는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을 비롯해 박성제 MBC 사장, 임병걸 KBS 부사장, 김유열 EBS 부사장,김상진 SBS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총출동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 지상파 경영진이 제주 시연 현장에 집결한 데는 SKT가 선보인 ATSC3.0이 지상파의 고민을 풀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이날 SKT와 미국 최대 방송사인 싱클레어와 합작해 출범한 회사 ‘캐스트닷에라'는 방송을 송출할 때 통신 데이터를 함께 보낼 수 있게 한 기술을 선보였다. 기존에는 방송을 송출할 때 수신기인 셋톱박스에 영상·소리만 보낼 수 있었는데 이제는 데이터까지 함께 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날 시연에서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인공지능(AI) 업스케일러’ 기술이었다. 캐스트닷에라는 미국 싱클레어 방송사에서 송출한 고화질(HD) 영상을 두 배 가까이 화질이 좋아진 FULL HD로 변환해 수신했다. AI 업스케일러는 인공지능 학습 엔진의 빠른 연산처리를 통해 방송 영상의 해상도(HD→풀HD), 프레임 주파수(초당30프레임→초당240프레임), 색 영역(SDR→HDR), 포맷(ATSC1.0→ATSC3.0)을 업그레이드해 실시간으로 고품질의 방송 영상을 만들어낸다. 이날 시연 현장에서 소개되지는 않았지만 FULL HD를 초고화질(UHD)로 바꾸는 것 또한 가능하다는 게 SKT 측 설명이다.
이를 통해 UHD용 콘텐츠를 따로 제작하지 않아도 화질 변환을 해서 방송을 송출하는 게 가능해진다.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는 2021년까지 전국 시·군까지 UHD 방송망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2023년으로 미룬 바 있다. 또 지상파에는 UHD 방송을 50% 이상 의무 편성하도록 하는 조치를 2년 늦춘 2025년까지 달성하도록 했다. 지상파는 UHD 방송을 송출하기 위해 기존에는 애초에 UHD용으로 방송을 제작하거나 일일이 수작업으로 화질 변환을 해야해 막대한 비용을 들여야 했다. 하지만 AI업스케일러를 이용하면 각 가정에서는 방송사에서 보낸 일반 영상을 UHD로 볼 수 있도록 하는 길이 생기는 것이다.
또 이날 시연에서는 TV 프로그램의 중간 광고 시간에 사용자별로 모두 다른 개인 맞춤형 광고를 삽입하는 솔루션도 공개했다. 각 가정의 셋톱박스를 하나의 개별 데이터로 인식하게 되면서 개인별·가구별 맞춤 광고 등 다양한 수익화 방안도 모색해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지상파 방송 3사도 프로그램 중간에 광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이 올 하반기 중으로 정식 시행됨에 따라 중간 광고에 맞춤형 광고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모색해 볼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상혁 방통위원장은“차세대 방송 서비스 도입을 위해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지상파 UHD 활성화 정책방안을 마련했다”며 “지상파의 차세대 방송 기술 도입이 방송의 공공성을 강화하면서도 방송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 캐스트닷에라를 통해 이번에 공개한 최신 미디어 플랫폼 기술을 한국·미국 방송국에 연내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싱클레어 주요 방송국에 ATSC3.0 기반 솔루션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또 함께 기술 개발에 나선 카이미디어, 에이티비스, 디지캡, 한시간컴 등 국내 20여개 미디어 강소기업과 함께 해외 수출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김윤 SKT 최고기술책임자(CTO)는 “5G· AI·클라우드 기술이 글로벌 미디어 산업의 미래를 바꾸고 있다”며 “SK텔레콤의 기술과 싱클레어의 서비스 경쟁력이 결집된 캐스트닷에라가 전세계 미디어 테크 솔루션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혜진 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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