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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 일론 머스크로 본 우주 생태계

고광본 선임기자

발사체·위성 ‘게임의 룰’ 바꿔 혁신

NASA 지원·인재·모험자본도 한 몫

우주강국 물론 후발국도 뉴 스페이스

우주 대항해 향한 패러다임 전환 시급

내년 3·9 대선, 우주 등 미래 토론해야





우리나라가 내년 8월 발사해 2023년 1년간 활동하는 ‘달 궤도 탐사선’은 미국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된다. 이 로켓에서 원가의 60% 정도를 차지하는 1단 추진체는 지난달 아홉 번째 재활용됐다. 섬이나 오지에서도 인터넷을 쓸 수 있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위한 ‘스타링크’ 소형 위성 60기를 지구 저궤도에 올려놓은 것이다.

일론 머스크는 로켓에서 ‘게임의 룰’을 바꾸며 세계 발사 서비스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재활용 목표는 무려 100번이다. 위성도 아파트처럼 층층이 쌓아 무더기로 발사하는 혁신을 보여주며 이미 1,300개 넘게 지구 저궤도에 띄웠다. 현재 북미 일부에서 위성 인터넷을 시범 서비스 중인데 내년까지 전 지구촌 차원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머스크의 계획대로 1만 2,000개의 위성을 띄우면 더 빠른 서비스와 비용 절감이 예상된다.

머스크는 위성 인터넷과 함께 앞으로 자율주행차로 바뀔 테슬라 전기차에서도 축적될 엄청난 빅데이터를 연결해 신산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의 도전이 마냥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다. 2023년 달 관광과 미래 화성 유인 우주 왕복에 쓰일 ‘스타십’을 시험하기 위해 지상 10㎞ 정도까지 보냈다가 착륙시키는 과정에서 최근 네 차례 연속 폭발 사고가 있었다. 앞서 머스크는 ‘페이팔’을 매각해 번 돈 약 2,000억 원으로 우주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2008년 세 번 연속 팰컨 로켓 발사에 실패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2017년 말부터 2019년 중반까지는 테슬라가 파산 직전의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그의 성공 과정에는 불굴의 기업가 정신 외에도 미국의 풍부한 우주기술 인력, 항공우주국(NASA)의 국제우주정거장 화물 위탁 운송, 현지의 풍부한 모험 자금, 우호적인 규제 환경 등이 맞아떨어졌다. 여기에 초소형 군집 위성 개발이나 위성 정보 가공 서비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분석 기술 발전이 맞물리며 우주 비즈니스가 커지고 있다. 머스크 외에도 미국 제프 베조스의 블루 오리진, 영국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 갤럭틱 등 대기업뿐 아니라 미국·유럽·중국·일본·룩셈부르크 등의 스타트업까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위성 인터넷 사인 원웹과 초소형 발사체 기업 벡터론치가 파산하기도 했다. 피터 디아만디스 미국 엑스프라이즈재단 이사장은 “앞으로 ‘조만장자(1,100조원 이상)’는 우주에서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구 궤도에서 우주 인터넷·관광·태양광·공장은 물론 달과 소행성의 희귀 자원 채취, 달 기지와 화성 정착촌 건설 등 뉴 스페이스로 대변되는 ‘호모 스페이스쿠스’ 시대를 염두에 둔 말이다.

“우주판 골드러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우주 산업은 전후방 효과가 큰 데다 앞으로 희귀 자원 채취, 우주 관광·에너지산업 등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 미래 먹거리뿐 아니라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도 지대하다. 미국·중국·유럽·일본·러시아·인도 등 우주 강국은 물론 이스라엘·룩셈부르크·아랍에미리트 등까지 ‘우주 대항해’에 적극 뛰어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19년 5월 ‘미래는 우주다’를 주제로 연 ‘제1회 서경우주포럼’에서 ‘우주 백년대계의 꿈…우주청 설립이 도약의 전환점’이라고 밝힐 당시 기자가 발표했던 내용이다. 15세기 신대륙을 향한 유럽의 대항해 시대처럼 우주 개발, 민간 생태계 조성, 국제 우주 협력을 위해 ‘한국판 NASA’를 만들라는 주문이었다. 우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우주국 하나 없이 관련 국·과장도 1~2년마다 바뀌는 게 현실이다. 지난해 6월 ‘뉴 스페이스 어디까지 왔나’를 주제로 한 ‘제2회 서경우주포럼’에서는 이젠 ‘메이드 인 스페이스(Made In Space)’ 시대라며 패러다임의 시급한 전환을 촉구하고 차기 대선에서 주요 후보가 우주청을 공약으로 토론하라고 주문했다. 우리도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7일) 종료 이후 내년 3월 9일 대선을 앞두고 여야 후보가 우주 등 미래 전략을 놓고 정책 경쟁을 펼칠 때가 되지 않았나.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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