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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가전까지 덮친 반도체 부족…글로벌 공급망 교란 심화

■ 반도체 공급난 확산

메이디 “칩 부족으로 압력”성명

에어컨·냉장고 등 50~70% 생산

‘세계의 공장’ 中 조업 차질땐

가격인상→소비자 부담 가중

GM SUV 등 인기모델도 타격

칩 부족사태 내년까지 지속 전망

중국 광둥성 포산의 미디아 가전 공장에서 한 직원이 작업을 하고 있다. /신화망




반도체 칩 부족 상황이 점입가경이다. 이제는 전 세계 가전의 50~70%를 생산하는 중국 가전 업체도 영향권에 들었다. 칩 부족→글로벌 공급망 교란→제품 생산 차질→가격 급등→소비자 부담 가중 등의 악순환이 글로벌 경제에 주름살을 지우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된 칩 부족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주요 가전 업체인 메이디는 전날 성명에서 “가전 부문이 반도체 칩 부족으로 압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메이디는 냉장고·세탁기 등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가전 업체 중 하나다.

샤오미도 주요 부품 가격 상승을 이유로 이번 주에 일부 TV 모델의 가격을 올렸다. 가전 업체인 월풀차이나도 지난 3월 칩 납품이 주문량보다 약 10% 줄었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중국 가전 업계의 이 같은 행보는 글로벌 칩 공급난 때문이다. 스마트폰이나 자동차 업계를 강타한 반도체 부족 사태가 가전 업계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컨설팅 업체 인트라링크의 전자·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책임자인 스튜어트 랜덜은 “글로벌 반도체 부족이 고급 칩에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다”라며 “충분한 칩 공급을 보장하는 것이 주요 가전제품 제조사들의 핵심 과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통상 가전에는 스마트폰이나 자동차에 사용되는 것보다 덜 정교한 칩, 이른바 구공정(레거시)에서 생산되는 칩이 들어간다.

문제는 중국 가전산업의 생산 차질이 글로벌 공급망 교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중국가전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에어컨과 TV의 3분의 2가량, 전 세계 냉장고와 세탁기의 절반가량을 각각 생산한다. SCMP는 “중국 가전 부문에서 칩 부족의 영향을 수량화하기는 어렵지만 이미 생산 비용 상승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초부터 이어진 자동차 업계의 감산 사태도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미국 캔자스주와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생산 중단 조치를 다음 달 10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2월 가동 중단에 들어간 두 공장은 당초 이달 10일 생산을 재개할 방침이었지만 반도체 부족으로 무산됐다. GM은 또 생산을 계속했던 테네시와 미시간주의 3개 공장도 가동을 중단하거나 생산량을 줄이기로 했다. 이들 공장에서는 쉐보레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캐딜락 XT5, XT6 SUV 등 인기 모델들이 생산되는 만큼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폭스바겐·포드·아우디·도요타·테슬라 등 해외 주요 완성차 업체도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연초부터 감산에 들어갔다. 현대·쌍용 등 국내 자동차 업체도 반도체 수급난으로 생산량을 조절하는 한편 일부 공장의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컨설팅 회사 앨릭스파트너스는 올해 전 세계 자동차 업계 매출이 반도체 부족으로 606억 달러(약 69조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정보기술(IT) 기기도 반도체 공급난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닛케이아시아리뷰는 애플의 맥북과 아이패드 생산이 지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맥북의 경우 반도체 부족으로 인쇄회로기판에 부품을 장착하는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했으며 아이패드는 디스플레이와 디스플레이 부품 부족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소식통은 애플이 맥북과 아이패드에 필요한 일부 부품의 주문을 올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미뤘다고 전했다.

반도체 부족 사태가 장기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리서치 기업 이퀄오션의 이반 플라토노프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부족 사태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각국의 협력도 계속되고 있다. 일본 NHK방송에 따르면 가지야마 히로시 경제산업성 장관은 전날 밤 지나 러만도 미 상무장관과 통화한 후 양국이 반도체 공급망 강화 등에서 협력해나가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러만도 장관이 취임한 뒤 첫 통화로 약 30분간 진행됐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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