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부터 전국적으로 시행 예정인 ‘안전속도 5030’의 효과에 대해 경찰이 대대적인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사망자 감소 효과가 최대 4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서울경제신문이 단독으로 입수한 ‘안전속도 5030 종합 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 2년간 서울과 부산 등 전국 13개 도시를 대상으로 ‘안전속도 5030’ 시범 사업을 진행했다. 이를 토대로 제도 시행 후 변화를 예측한 결과 사망자 수가 102명에서 62명으로 38.9%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전속도 5030은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오는 17일부터 전국에서 시행되는 속도 제한 정책이다. ‘일반 도로’는 50㎞/h, 주택가·이면도로 등 ‘보행 위주 도로’는 30㎞/h 이하로 차량 주행 속도를 낮추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앞서 경찰청은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국책연구기관·민간 기관·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안전속도5030협의회에서 이 제도를 최초로 제안해 결국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개정을 이끌어냈다.
경찰청은 광역시, 시·군·읍 등 전국 주요 도로를 지역 단위로 쪼개 안전속도 5030에 대한 광범위한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사상자 수는 시범 사업 시행 전 1만 5,217명에서 시행 후 1만 4,510명으로 4.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상자 수도 시행 이전 3,165명에서 시행 후 2,697명으로 14.8% 감소했다. 부상자 수 역시 1만 1,950명에서 1만 1,751명으로 1.7% 줄어드는 효과가 나왔다.
사고 유형별로는 차 대 사람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시행 전 48명에서 시행 후 32명으로 33.8% 감소했고, 차 대 차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32명에서 21명으로 33.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차량 단독 사고 사망자 수는 22명에서 9명으로 58.1%나 감소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제한속도 하향으로 차량 충돌 시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확률을 확연히 낮춘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사고 건수의 경우 8,578건에서 8,420건으로 1.8%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사고 유형별로 살펴보면 차 대 사람 교통사고는 2,306건에서 1,940건으로 15.8% 줄어든 반면 차 대 차 교통사고는 5,985건에서 6,184건으로 3.3% 소폭 상승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차량 단독 교통사고 역시 286건에서 296건으로 3.4% 늘어나는 풍선 효과가 있었다. 안전속도 5030 제도가 보행자 친화적 정책인 만큼 제한 속도를 지키는 과정에서 운전자들의 불편함이 일부 가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개인차에 따라 다르지만 제도가 시행되면 운전자들이 일정 부분 불편함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며 “불편 사항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 보완점을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홍용 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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