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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금융정책
DSR 빠진 대출만 11개··· 가계대출 규제 구멍부터 메워야

40% 적용한다지만 산정방식 너무 느슨

오피스텔 중도금 대출 등도 제외

홍남기(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은성수 금융위원장(왼쪽) 등이 9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열고 있다. 이날 홍 부총리는 가계부채 관리방안 관련 주요 내용과 6월 1일 시행 예정인 임대차신고제 관련 신고 대상에 대해 논의했다./사진제공=기획재정부




가계 부채 관리 방안의 핵심 축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기준의 바깥에 있는 빚이 최소 100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당국은 가계 부채 증가율을 현재 8%대에서 내년에는 4%대로 낮추기 위해 DSR 40%를 개별 차주에게 적용하는 등의 가계 부채 관리 방안을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보험계약 대출 규모 63조 5,000억 원, 은행 예적금 담보 13조 1,000억 원 , 할부 금융사의 가계 대출 18조 7,000억 원, 리스사 가계대출 8조 8,000억 원 등 DSR 산정 기준 자체에 구멍이 크다는 지적이다. 규제의 구멍을 메우지 않을 경우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금융감독원 및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의 보험계약대출을 비롯해 은행의 예적금담보대출, 할부금융·리스사의 가계 대출, 카드사의 자동차 및 기타 대출, 저축은행 소액신용대출의 합계액은 106조 8,484억 원이었다. 이 빚은 금융 당국이 DSR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 대출로 전체 가계 신용 1,726조 원(지난해 3분기 기준) 대비 6.1%에 달하는 규모다.

DSR은 가계의 상환 능력을 측정하는 핵심 지표다. 문제는 이 기준이 너무 느슨하다는 것이다. 금융 당국은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리스크 관리 세부 기준’을 통해 오피스텔 중도금 대출을 포함해 보험약관대출, 예적금담보대출, 할부·리스 및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등 11개 항목의 대출을 가계의 상환 능력 심사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가계대출 부실화 우려에 대책 임박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9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저축은행·여신전문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증가세는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10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한국 가계의 순처분가능소득(세금 등을 빼고 사회 보장금 등 이전소득을 보탠 소득) 대비 가계 부채의 비율은 190.6%다. 빚이 쓸 수 있는 돈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셈이다. 이보다 가계 빚이 많은 나라는 네덜란드와 덴마크·스위스·호주 등 4개 국가뿐이다.

증가 속도도 최고 수준이다. 2017년과 비교하면 16.1%포인트가 늘었다. 증가 폭으로만 보면 수치를 발표한 27개 국가 중 핀란드(16.6%포인트)를 제외하면 가장 크다. 2020년 가계 부채가 전년 대비 7.9%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최근 그 속도는 더 가팔라졌다.

정부도 가계 부채 증가율을 2019년 수준인 4%대로 떨어뜨리기 위해 조만간 가계 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DSR 40% 적용 대상을 금융기관에서 개별 차주로 바꾸겠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현재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9억 원 초과 주택담보대출이나 연소득 8,000만 원 이상인 사람의 1억 원 이상 신용 대출에만 적용하던 40% 기준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담길 예정이다.



2018년 정부가 도입한 DSR은 대출 심사 때 차주의 모든 대출에 대해 원리금 상환 부담을 계산하는 지표다. 하지만 이자만으로 상환 능력을 따지는 총부채상환비율(DTI)의 보조 규제로 지금껏 운용되는 바람에 가계 부채 급증세를 막지 못했다. 게다가 금융기관별로 평균치(DSR 40%)만 맞추면 되다 보니 차주별로는 DSR 40%를 넘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 차주별 DSR 40%를 적용받는 대상은 전체 대출자의 10%에 불과하다. 금융위는 이 비중을 20%, 30%로 단계적으로 늘려나가다 종국에는 100%에 맞출 계획이다. 금융 당국은 차주별이 모두 DSR 규제를 받으면 가계 대출 증가세가 꺾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SR 기준 자체에 구멍 ‘숭숭’



문제는 DSR도 가계의 상환 능력을 제대로 심시하기에는 허점이 널려 있다는 점이다. 금융 당국은 DSR 도입 이후 행정지도를 통해 특정 대출은 상환 능력 심사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가계 부채 급등에도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은 감독 규정인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리스크관리 세부기준’을 통해 분양 오피스텔 중도금 대출을 포함해 햇살론 등 서민 금융 상품, 300만 원 이하 소액 신용 대출, 보험계약 대출, 예적금 담보 대출, 할부·리스 및 현금 서비스, 카드론 등의 11개 항목을 제외 대상으로 명문화했다.

뚫린 구멍은 이뿐만이 아니다. ‘갭 투자’의 수단이자 사금융이라고 할 수 있는 전세보증채무도 상환 능력 심사에서 제외돼 있다. 이 전세보증채무를 가계 부채에 포함시킬 경우 절대적 수준도 북유럽 등 복지국가를 제치고 세계 최고 자리에 오르게 된다. 김세직 서울대 교수는 ‘한국의 전세금융과 가계부채 규모’ 논문을 통해 2017년 기준 ‘전세 부채’가 750조 원에 달한다고 추정한 바 있다. 스위스·호주와 세계 최고를 다투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가계신용(1,726조 원)에 이를 더하면 가계 빚은 2,476조 원이다. 지난해 명목 GDP(1,924조 원)과 비교하면 129% 수준이다.

박창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증금을 받아서 다른 자산으로 이 돈을 가지고 있으면 괜찮지만 다른 집을 사는 데 등에 쓴다면 이는 완전 빚”이라며 “총량 관리를 가계 부채 대책의 원칙으로 한다면 상환 능력 심사에 (전세 부채도) 넣는 게 맞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이 예고하고 있는 규제 강화책으로는 역부족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대선을 앞두고 여당이 청년층 등 등을 돌린 세대를 타깃으로 한 규제완화책을 포함시키리는 압박을 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쉽게 말해 표를 잃을 수 있는 규제 강화책은 힘을 잃고 빚을 더 늘릴 완화책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것이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규제 완화보다는 강화에 방점을 찍어 총량을 관리할 수 있는 정도의 정책이 나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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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부 김상훈 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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