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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보험
AI 건강관리, 개발 후에 유권해석 받으라니···혁신 막는 규제 틀 바꿔야

['복지 안전판' 보험산업이 흔들린다]

<하>갈길 먼 보험 '헬스케어서비스'

보험업계 신성장동력으로 '사전 예방' 올인하지만

정부, 서비스 내놓아야 '승인' 절차…상품 혁신 한계

"법·제도 모호 '활성화' 난관…네거티브 방식 개선을"





현재 보험사가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활용한 건강관리 서비스를 출시하려면 법적으로 허용되는지도 모른 채 개발에 들어가야 한다. 보건복지부가 어느 정도 개발이 진행된 후에야 유권해석을 해주기 때문이다. 애써 인력과 비용을 투입했는데도 나중에 허가를 해주지 않으면 보험사는 헛수고만 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진다. 이는 국내 보험사들이 왜 헬스케어 서비스 분야에서 후발 주자로 남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헬스케어 서비스에 대한 보험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규제들이 혁신적 서비스 개발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현행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안 되는 부분을 명확히 하고 나머지 규제를 모두 풀어주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반적인 규제의 틀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헬스케어 서비스, 보험 업계 신성장 동력으로=보험 업계가 헬스케어 서비스에 주목하는 것은 최근 건강·의료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사후 치료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사전적 예방·관리로 중심축이 옮겨갔다. 아픈 뒤 비싼 병원비를 쓰기보다는 아프기 전에 몸 관리를 철저히 하자는 쪽으로 바뀐 것이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에 따르면 노년기의 월평균 급여 의료비는 29만 7,000원 정도로 중년기 10만 원의 3배에 이른다. 노후에 급증할 수 있는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예방에 관심이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아울러 헬스케어 서비스는 저출산·저성장·저금리 등 3중고를 겪고 있는 보험사의 혁신 성장 기회로도 활용될 수 있는 만큼 보험사들의 관심이 크다.

현재 보험사들은 고객 건강관리 전반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개인 건강 정보 기반의 건강관리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헬로(HELLO)’를 통해 건강검진 정보 및 일상생활의 건강 정보들을 바탕으로 다양한 건강 서비스와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8월 선보인 ‘케어’를 통해 고객 신체 정보에 따른 목표 걸음 수 제시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건강관리를 한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경우도 있다. 건강 나이를 고려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것이다. ABL생명은 특정 종신보험 상품에 가입된 피보험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특약을 추가했고, 신한생명은 고객의 건강 평가 분석 정보를 통해 건강 나이를 산출하고 이에 따라 보험료를 적용하는 ‘건강나이 보험료 적용 특약’을 생보 업계 최초로 시행했다. 이 밖에 동작 인식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의 운동 자세를 확인하고 교정해주는 신한생명의 ‘하우핏’이 최근 새롭게 선보이기도 했다.

◇규제로 인한 한계 여전…진화한 서비스 나오려면=이전에는 보험사가 계약자에게만 건강관리 서비스를 할 수 있었지만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가 일반인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적용 범위가 확대된 상태다. 이 밖에도 보험사가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회사를 소유할 수 있도록 법령을 완화하기로 하는 등 규제가 과거보다 많이 풀렸다.



하지만 남아 있는 규제들이 많아 혁신적인 헬스케어 서비스 개발에 한계가 존재한다는 게 보험 업계의 하소연이다. 이 때문에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한정된 업무만 할 수 있는 현행 ‘포지티브’ 방식이 아니라 안 되는 부분만 명확히 하고 나머지 규제를 모두 풀어주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반적인 규제의 틀이 바뀌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복지부의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가이드라인 및 사례집’을 보면 현재 AI·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활용한 건강관리 서비스는 복지부의 유권해석이 필요한 상태다. 웨어러블 기기 등으로 쌓인 빅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개인별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만 현재는 어느 정도 개발이 진행된 후 서비스가 가능한지 문의하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서비스를 자유롭게 내놓을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유인 효과가 필요하다.

보험연구원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의료·비의료 영역 간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법·제도가 모호해 보험사가 적극적으로 헬스케어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거나 영역을 확대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헬스케어 서비스 활성화 효과는=헬스케어 서비스 활성화를 통해 보험사들의 신시장 개척을 넘어선 다양한 기대 효과도 예상된다. 우선 급증하는 국민 의료비 부담을 보완하는 방안으로 활용될 수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스마트헬스를 도입할 경우 오는 2025년 국가 의료비를 약 7,000억 원 이상 줄일 수 있다. 당뇨 예방 프로그램 도입 후 약 5년간 1,480억 원, 10년 후에는 약 2,850억 원, 20년 후에는 약 4,520억 원의 의료비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는 보혐연구원의 연구 결과도 있다.

건강관리 생활화를 통한 국민 건강 증진 및 보험료 할인 등도 기대된다. 보험사가 제공하는 헬스케어 서비스로 건강관리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포인트 및 보험료 할인이 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헬스케어 서비스가 기계약자에서 일반인으로 확대된 만큼 스타트업 역시 적극적으로 개발에 참여해 다양한 협업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헬스케어 서비스 활성화를 바탕으로 한 스타트업들의 사업 참여 가속화와 스타트업과 대형 보험사 간 상생 생태계 조성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현진 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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