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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보다 두려운 주민 이탈…北의 '대중적 공포정치' 행보

■통일연구원 온라인 시리즈 분석

당세포비서대회서 '내핍과 정풍' 선언

대북제재 지속 기류에도 버티기 나서

가난보다 두려운 '아래로부터의 위협'

주민·당원 사이 물질주의·개인주의 확산

향후 5년간 가난 버틸 체제 구축한 北

北, 엘리트→대중 겨냥 공포정치 시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3일 노동당 제6차 세포비서대회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고 조선중앙TV가 14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연합뉴스




19일 통일연구원이 지난 4월 평양에서 열린 제6차 당세포비서 대회를 분석한 결과, 북한이 대북제재가 지속되는 가운데 핵무기 체계 발전에 요구되는 궁핍한 내부 상황 버티기에 돌입했다고 해석했다. 이를 두고 통일연구원은 “김정은 정권이 진정 두려워하는 것은 북한 주민의 대규모 기아와 아사로 상징되는 ‘제2의 고난의 행군’이 아니다. ‘돈과 자유의 맛’을 알아버린 북한의 주민과 기관들의 이반(離反)”이라고 평가했다.

통일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올해 열린 당세포대회를 “경제난 심화 속 전체 북한 사람들의 동요를 막아내기 위한 김정은 정권의 ‘대중적 공포정치’의 서막”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로동신문’은 이 대회의 의도와 목적에 대해 “전당에 경애하는 총비서동지의 유일적 령도체계를 더욱 철저히 세우고 당세포들을 전투력과 투쟁력이 강한 당정책 결사관철의 전위대오로 튼튼히 준비시켜 당의 령도력과 혁명대오의 일심단결을 백방으로 강화하여 당대회결정 관철과 사회주의 건설의 획기적인 전진을 가져오기 위한 의의 깊은 계기”라고 보도했다.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을 고양하고 북한 전 기관과 주민들의 전투력을 강화하는 의도라는 것이다.

당세포비서대회란 북한에서 체제 위기가 발생하거나 외부 위협으로부터 내부의 동요를 막아내기 위해 개최된 경우가 많았다. 당세포비서대회는 지난 1991년 중국과 소련의 ‘체제전환-한국과의 관계발전’이라는 위기에서 김정일의 통치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출발했다. 이후 김정일 시대에는 연이은 자연재해와 북한의 기아가 시작된 1994년과 시장화가 체제를 위협한다고 인식하면서 ‘시장경제 통제’가 본격화된 2007년에 열렸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는 장성택 세력의 대대적인 숙청이 단행된 2013년과 미국과 국제사회의 전면적인 대북제재가 단행된 2017년에 개최됐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8일 세포비서대회에 참석해 결론을 발표하고 폐회사를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집권 이후 제7차 당대회 시기까지 친족을 비롯한 고위층 권력 엘리트를 위주로 잔인한 숙청을 진행했다. 이런 공포정치의 목적은 북한 권력층 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노회한 권력 엘리트를 길들이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통일연구원은 앞으로 전개될 ‘공포정치’는 기층 당원과 주민 등 대중을 겨냥해 공포 분위기 조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그 이면에는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체제에 대한 위기 의식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 30년 간 북한이 시장화와 정보화를 겪으면서 주민과 당원들 사이 물질주의와 개인주의가 확산됐다. 이런 불안을 반영하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당원과 주민들의 사상성과 집행력을 높이기 위한 10대 과업과 12가지 기본 품성을 내걸었다.

10대 과업은 ①당의 노선과 정책으로 무장 ②5대 교양(혁명전통교양·충실성교양·애국주의교양·반제계급교양·도덕교양) 중심 사상 교육사업 전면화 ③당규약 학습강화와 당생활의 정규화?규범화 ④당생활 규율과 기풍 확립 ⑤당대회와 당중앙 중요 결정 관철 ⑥과학기술의 힘을 중시하며 원료와 자재의 국산화 및 재자원화 실현 ⑦입당대상자 교양과 단련 ⑧청년교양 특별 중시 ⑨천리마시대처럼 인간개조운동 ⑩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투쟁이다. 12가지 기본품성은 ①당성 ②원칙성 ③정치성 ④책임성 ⑤이신작칙 ⑥창발성 ⑦군중성 ⑧인간성 ⑨진실성 ⑩락천성 ⑪도덕성 ⑫청렴결백성이다.

통일연구원은 북한이 나름의 생존 메커니즘을 구축한 관계로 향후 5년간 대규모 자연재해가 연달아 발생하지 않는 한 1990년대 중반과 같은 기아와 아사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1990년대 기아를 경험한 북한 주민들은 옥수수죽과 소규모 텃밭 생산물로 생존할 수 있는 ‘신체적 적응 능력’을 갖추었고, 북한의 기층 기관들 역시 중앙 지원 없이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찾아냈다. 아울러 북한 정권이 체제를 지탱하기 위해 최소한의 생존을 책임지는 방법을 갖추기도 했다.

/김혜린 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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