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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산에 가득 퍼진 천 년 모과꽃 향기 맡아보셨나요

모과나무 사찰 도덕산 도덕암

1,000년 넘은 최장수 모과나무

올해도 모과꽃향 가득 피워내

도덕암 모과나무가 연분홍색 꽃을 활짝 피웠다.




오래된 사찰마다 사찰과 오랜 세월을 함께해온 유서 깊은 나무가 한 그루 씩은 자리하고 있다. 사찰이 창건된 시기나 후대에 와서 선대 스님들의 뜻을 기려 경내에 심어진 나무들은 시간이 흘러 사찰을 대표하는 상징물로 불자들의 신앙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곳이 수령 1,100년의 은행나무가 있는 양평 용문사와 수령 650년에 이르는 선암매가 자라는 순천 선암사다.

매년 봄이면 도덕암 내에는 모과꽃 향기로 가득하다. 모과꽃은 열매에 비해 덜 알려져 있지만 과일꽃 중 가장 매혹적인 꽃으로 손꼽힌다.


칠곡 도덕산 도덕암은 천 년 넘은 모과나무가 사찰의 유구한 역사를 말해준다. 수령에 비해 덜 알려진 도덕암 나무는 고려 광종 19년(968) 혜거국가(899~974)가 칠성암이라는 사명으로 도덕암을 중수하면서 심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2004년 경상북도가 보호수로 지정되면서 수령을 800년으로 못 박고 있지만 혜거국사가 도덕암을 중수한 시기나 입적한 시기를 고려하면 모과나무의 수령이 적어도 1,000년을 훌쩍 넘었다는 사찰 측의 주장도 무리가 아니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모과나무로 알려진 것은 엉뚱하게도 수령 300년 가량인 창원 의림사 인곡리 모과나무나 정읍 내장사 원적암 모과나무다. 이들 나무도 각각 보호수로 지정돼 있는데, 나무의 크기나 모양새 등은 도덕암 모과나무보다 좋은 평가를 받지만 수령이 한참이나 부족해 천연기념물 기준에는 한참 부족하다. 국내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모과나무는 수령 50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청주 연제리 모과나무(천연기념물 제522호) 등이 있다.

도덕암 모과나무가 특별한 것은 모과나무의 평균 수령이 기껏해야 300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도덕암 모과나



수령 1,000년이 넘은 것으로 추정되는 도덕암 모과나무는 매년 꽃과 열매를 맺으면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무는 평균 수령을 한참이나 넘겼지만 아직도 매년 봄이면 꽃을 피우고, 가을이면 열매를 맺는다. 흔히 모과나무라고 하면 열매를 떠올리기 쉽지만 꽃 역시 과일꽃 중에서 최고로 꼽힐 만큼 매혹적이다. 달콤한 향을 풍기는 모과꽃은 4월 초면 꽃봉오리를 틔우기 시작해 4월 말이면 만개한다. 꽃은 연한 분홍색을 띄며, 꽃이 떨어진 자리에 열매를 맺어 꽃이 많이 핀 해에는 열매도 풍성하다. 도덕암 범종각 뒤에 자리한 모과나무는 올해도 연분홍빛 꽃을 한가득 피웠다.

천년고찰 도덕암 산신각은 목탁대사가 앞바위에 앉아 새벽 일출을 화두로 삼아 참선해 득도했다고 알려져 있다. 도덕암은 법당 지붕이 맞닿아 있을 정도로 경내 면적이 협소하다.


도덕암 모과나무가 외부에 덜 알려진 이유는 도덕암의 위치와도 연관이 있다. 도덕산(해발 660m) 정상 언저리 산비탈에 위치한 도덕암은 찾아가기도 어렵고, 인근 팔공산에 위치한 유명 사찰들에 가려져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한티재로 유명한 79번 국도를 타고 가다 보면 송림사를 조금 지나 도덕암으로 빠지는 임도로 연결된다. 도덕암 가는 길은 사실상 도덕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승용차로 가기에도 버거울 만큼 가파른 오르막을 2㎞나 올라야 해서 걸어서 가기엔 무리가 있다. 길은 도덕암 앞에서 끝난다. 사찰 옆으로는 도덕산 정상으로 가는 등산로가 나 있다.

경내에는 조선 철종 13년에 그려진 몽계당 선의대사의 초상화인 진영(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387호)이 보관되어 있고, 조선 후기에 조성한 나한전 내 제상(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509호)이 봉안되어 있다. 또 도덕암 극락보전 뒤편에 고려 광종이 마시고 위장병을 고쳤다는 어정수(御井水)가 남아 있다.

/글·사진(칠곡)=최성욱 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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