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눈으로 보도하는 언론들이 양 눈으로 보도하는 뉴스공장을 타박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김어준씨를 옹호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발언을 두고 거세진 '장애인 비하' 논란에 소환됐던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과거 자신의 발언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심 의원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최근 정치인의 장애인 비하 발언과 관련한 논란 중에 저의 과거 발언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면서 "인정한다. 차별적 언어에 대한 감수성이 부족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심 의원은 "저는 2016년에 북한의 핵 실험과 관련해 군 당국을 '눈뜬장님'이라고, 2019년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손을 들어준 재판부를 비판하며 '외눈박이'식 결정을 했다고 논평을 낸 바 있다"고 짚은 뒤 "이외에도 지난날 제가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차별적 발언들이 있었으리라 생각한다"고도 했다.
뿐만 아니라 심 의원은 "지난날 저의 발언으로 인해 상처받으신 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당시에 해당 표현에 대해 한 장애인 단체로부터 지적을 받았고 그분들께 사과드렸다"고 말했다.
아울러 심 의원은 "그 일을 계기로 저의 불철저한 인식을 되돌아보고 낡은 언어 습관을 고치기 위해서 각별하게 노력하고 있다"면서 "오래된 관행, 각자에게 배인 습속을 하나하나 고쳐나가는 질긴 노력들이 싸일 때, 비로소 변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썼다.
한편 추 전 장관을 둘러싼 이번 '장애인 비하' 논란의 시작은 지난 23일 추 전 장관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외눈으로 보도하는 언론과 달리 양 눈으로 보도하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타박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하면서다.
이같은 추 전 장관의 주장을 두고 중증발달장애 동생을 둔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장애인 비하 발언"이라며 추 전 장관의 사과를 요구했다. 뿐만 아니라 소아마비를 앓아 보행에 장애를 갖고 있는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추 전 장관의 발언을 지적했다.
자신의 발언을 두고 논란이 커지자 추 전 장관은 26일 다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일부 정치인들은 '외눈'이라는 단어만 쏙 뽑아내 '장애인 비하'"라고 하면서 저에게 사과를 요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추 전 장관은 "국어사전을 보면 접두사 '외-'는 '혼자인' 의 뜻도 있지만 '한쪽으로 치우친'이란 뜻도 있다"면서 "장 의원과 이 의원은 문맥을 오독하여 제 뜻을 왜곡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심 의원이 과거 추 전 장관과 비슷한 표현을 썼다는 기사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면서 "한번 생각해 보자"고 적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