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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與 대표 고개 숙여도 대통령이 안 변하면 백년하청


송영길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취임 후 첫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고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자주국방·공업입국의 공로를 칭송했다. 송 대표는 이날 동행한 당 지도부에 “아들이 ‘유니폼(제복) 입고 돌아가신 분들에게 민주당이 너무 소홀히 한다. 세월호는 막 그렇게 하면서(챙기면서)’라고 하더라”라고 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군경도 잘 챙겨야 한다는 취지다. “4·7 재보선을 통해 매서운 회초리를 내려주셨던 민심을 잘 수용해 민주당이 변화·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자세를 낮춘 송 대표를 보며 오기의 정치를 펴온 여권에 변화가 있기를 기대해본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아직까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실패한 부동산·일자리 정책 등의 대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아무리 높아져도 요지부동이다. 특히 문 대통령이 3일 코로나19 방역 점검 회의에서 “백신 도입과 접종이 당초 계획 이상으로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한 것은 딴 나라 얘기처럼 들린다. 올해 2분기로 예정됐던 모더나 백신 도입이 하반기로 늦춰진 점을 감안하면 사실과 다른 발언이다. 문 대통령은 재보선 참패 다음 날 “국민의 질책을 엄중히 받아들인다”는 100자가량의 입장문을 대변인에게 대신 읽게 했을 뿐이다. 재보선 이후에도 대통령이 고집을 꺾지 않으니 강성 ‘문파’ 들이 여당 대표의 변화 움직임에도 “야당 대표냐”는 식으로 조롱을 퍼붓는 것이다.

국민들은 통합과 공정의 세상을 열겠다던 문 대통령의 약속을 믿고 지난해 총선 때 과반 의석을 훨씬 넘는 180석을 여당에 몰아줬다. 하지만 여권은 총선 이후 폭주와 편 가르기 정치, 위선, 무능으로 신뢰를 저버렸다. 오죽했으면 외신이 여권의 참패 원인을 ‘내로남불’로 꼽았겠는가.



결국 문 대통령의 생각이 올바른 방향으로 바뀌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여당의 반성도 시늉에 그치게 되고 나라의 미래도 더 암울해진다. 또 송 대표는 고개를 숙인 것이 일시적 겉치레로 그치지 않게 하려면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우선 4일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 장관의 도덕성·자질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드러난 후보자들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리고 임명 철회를 요구해야 한다. 국민들은 국토교통부 노형욱, 해양수산부 박준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임혜숙 장관 후보자의 도덕성과 관련해 심각한 흠결을 지적하고 있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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