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의 갭투자 비율이 치솟아 50%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토교통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제출된 자금조달계획서는 4,254건으로 그 중 갭투자 거래가 2,213건으로 전체의 52%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이후 올해 3월까지 서울의 갭투자 비율은 50%를 넘긴 적은 없었다. 갭투자 비율은 지난해 9월 20.4%까지 떨어졌지만 올 1월 45.8%, 2월 47.1%, 3월 33.2%를 기록하다 4월 들어 50%를 넘어섰다. 갭투자는 자금조달계획서 상 보증금 승계 금액이 있으면서 입주계획서에는 임대가 목적인 주택 거래다.
지난달 서울 25개 구 중에서 가장 갭투자 비율이 높은 곳은 양천구로 자금조달게획서가 제출된 218건의 거래 중 갭투자는 143건(65.6%)에 달했다. 이밖에 강서구 63.3%(368건 중 233건), 강북구 61.3%(199건 중 122건), 영등포구 61.1%(95건 중 58건), 은평구 60.5%(258건 중 156건) 등에서 갭투자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강남 3구의 경우 서초구 57.5%, 강남구 53.1%, 송파구 51.8% 등으로 50%대를 넘겼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갭투자 비율의 증가를 놓고 일시적인 출렁임이라는 시각과 시장 분위기가 관망세에서 매수로 넘어가는 신호라는 시각이 함께 나온다. 그동안 서울 주택 시장은 '오를 만큼 올랐다'며 시장 흐름을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했다. 다만 지난달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의혹 사건으로 2·4대책 등 공급 기조가 희석되고, 서울시 보궐선거 등을 거치며 구매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주택시장은 4·7 보궐선거 이후 목동과 강남의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지방에서는 지난달 세종시에서 갭투자 비율이 60%를 넘겼다. 세종시에서 제출된 자금조달계획서 120건 중 77건(64.2%)이 갭투자였다. 세종의 갭투자 비율은 16개 시·도 중에서 가장 높았다. 이밖에 경남이 346건 중 150건으로 43.4%을 기록했으며 인천이 43.2%(4천194건 중 1,811건), 경기도가 34.6%(1만451건 중 3,620건)이었다.
/김흥록 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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