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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공기업
[기자의 눈] 이대로 가면 제2, 제3의 LH 사태 온다

박효정 경제부 기자





‘해체 수준의 개혁→환골탈태 방안→혁신안.’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개혁에 관한 정부의 발언 수위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으로 개혁을 요구하는 여론이 폭발했지만 이 또한 시간이 지나며 시들해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달 말 내놓기로 한 ‘환골탈태 방안’도 아닌 ‘LH 혁신안’에 기대를 거는 이들은 많지 않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4일 인사 청문회에서 “개혁을 해야 하지만 국민께 약속했던 공급 대책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며 LH에 대한 개혁 눈높이를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노 후보자의 말대로 LH 개혁의 가장 큰 걸림돌은 주택 공급 대책이다.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3기 신도시 등 주택 공급을 차질 없이 추진하려면 LH의 역할이 필수적이라는 논리다. 이 때문에 주택 공급과 토지 조성, 신도시 건설 기능 등 LH의 주요 업무는 존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LH 투기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업무들이 그대로 남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 LH에 지급된 성과급에도 손을 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LH는 윤리경영 부문에서 낙제점인 D등급을 받고도 종합 점수는 A등급을 받으며 이에 준하는 성과급을 받았다. 이러한 성과 평가 체계를 올해부터 개편해 성과급을 줄인다고 해도 기존에 지급된 성과급을 환수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LH는 우선 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조직을 자체 쇄신하겠다고 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많지 않다.

공공 기관의 방만 경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LH 투기 의혹 사태가 처음 터졌을 때도 “LH만이 아니라 수많은 공공 기관이 토지 개발 의혹들에 연루돼 있을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LH 사태는 여기에 칼을 댈 절호의 기회를 마련해줬지만 정부는 일벌백계 대신 국민적 공분이 가라앉고 사태가 잊히기만을 바라는 모습이다. LH를 비롯한 각종 공공 기관에는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한’ 독점 권한이 부여돼 있다. 이대로라면 제2, 제3의 LH 사태가 나온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 같다.

/세종=박효정 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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