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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여명] 文정부 4년, 살림살이는 좀 나아졌습니까

<김정곤 사회부장>

비판에는 눈·귀 닫고 헛 힘만 쓰며 내로남불

진영싸움에 고립자초, 노동개혁 등 난제 여전

1년도 남지 않은 시간, 이제는 경제 올인해야

김정곤 사회부장




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 그는 큰 눈을 껌벅이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지었다. 상대 후보의 날 선 공격에 다소 어눌하게 답변하는 모습까지 선의(善義)로 보였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촛불 민심이 지지한 유일한 대통령 후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취임사에서 “퇴근길에는 시장에 들러 마주치는 시민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겠다. 때로는 광화문광장에서 대토론회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국민들은 설마 하면서도 그런 대통령이 되어주길 진심으로 바랐다. 기대감은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절정을 이뤘다. 통일이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1주년에 83%까지 치솟았다. 여기까지였다.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소득 주도 성장을 하겠다며 최저임금을 두 자릿수 이상 올리고 주 52시간제를 밀어붙일 때 반대 목소리가 빗발쳤지만 쇠귀에 경 읽기였다. 그는 5년 임기 내 성과를 실현해야 한다는 조급함에 서둘렀다. 시장경제의 작동 원리를 무시하고 과거 개발 독재 시대에나 유효했던 시장을 거스르는 정책을 남발했다. 가격 정책에 개입하는 데도 스스럼없었다. 비판에는 눈과 귀를 닫았다. 아무리 외쳐도 소리 없는 아우성이었다. 대통령이 혼밥을 자주 하고 소통 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정치권 주변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사법부 적폐 청산과 검찰 개혁도 일방통행이었다. 조국 민정수석이 부인과 자녀 문제로 내로남불의 아이콘이 됐지만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검찰 수사로 결국 법무부 장관에서 낙마했을 때는 국민 여론과 동떨어진 안타까움을 표시해 더 큰 분노를 샀다. 거듭된 인사 참사에도 내 사람 챙기기를 고집하며 고립을 자초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는 결정판이었다. 1년 가까이 지속된 추-윤 갈등은 진영 싸움으로 치달으며 국민을 극도의 피로감으로 몰아넣었다. 정작 인사권자인 대통령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대통령이 386 참모들에게 휘둘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지만 주 40시간 전일제 일자리는 200만 개 가까이 사라지고 재정을 쏟아부어 공공 임시 일자리만 양산했다. 시장을 거스른 부동산 정책은 예상대로 고삐 풀린 집값으로 나타났다. LH 투기 의혹 사태는 끓는 물에 기름을 부었다. 대통령과 180석에 달하는 거대 여당도 민심 이반을 당해낼 수 없었다. 대통령 지지율은 30%대로 떨어졌고 여당은 4.1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했다.

거듭된 실정을 바로잡을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사과에도 인색했다. 광화문 대통령이 되겠다 했지만 소통도 원활하지 않았다. 트레이드마크로 내세운 혁신 성장, 포용 성장의 성과도 잘 보이지 않는다. 사실상 유일한 성과였던 K방역도 백신 공급 차질로 빛이 바랜 지 오래다.

대통령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차기 대통령 선거까지 불과 10개월. 대선 시계가 본격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하면 실제로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이보다 적다. 이제는 새로운 일을 벌이기보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데 시간을 보내야 한다. 무엇보다 시장 원리를 거스르는 정책은 금물이다. 시장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 나아가 지난 4년간 첫걸음도 떼지 않은 노동 개혁과 구조 개혁의 토대를 마련하길 바란다. 노동 개혁과 구조 개혁은 난제지만 꼭 풀어야 할 일이다. 기득권을 가진 세력들이 양보하도록 설득해라. 필요하면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하지 않아야 할 일을 했다는 비판을 되새겨라. 실패를 반복하기에는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 성공한 정부는 바라지도 않는다. 실패한 정부, 무능한 정부로 기억되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눈과 귀를 열어라. 남은 1년은 경제에 올인할 시간이다. 그래도 5년 임기 동안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조금이라도 나아졌다는 소리를 들어야 하지 않겠나.

/김정곤 기자 mckid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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