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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오르는 '이건희 미술관' 유치전

전국적 문화명소로 발돋움 기회

여수·대구·진주·부산시 등 추진

대구 삼성창조캠퍼스에 복원된 삼성상회./제공=대구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미술품 기증을 계기로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이건희 미술관’ 유치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단숨에 전국적인 ‘문화명소’로 부상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자 각 지자체마다 이 회장과의 인연을 내세우며 유치에 나섰다. 그러나 정부나 삼성은 미술관 건립과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아 실현 여부는 미지수다.

11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미술관 전남 여수시를 비롯해 대구시, 경남 의령군·진주시, 부산시, 수원시 등이 유치 희망 의사를 밝혔다. 이 회장이 생전에 ‘하트’ 모양의 섬을 구입해 화제가 됐던 여수는 지난 10일 이건희 미술관 유치위원회를 구성했다. 문화예술계, 시민사회단체 등 115개 단체로 구성된 여수유치위원회는 바다 위에 지어진 여수세계박람회장 주제관을 미술관 부지로 제시했다.

대구시는 이 회장의 출생지이자 삼성그룹의 모태라는 점 등을 근거로 대구와 삼성의 뿌리 깊은 인연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7일 이건희 미술관 대구유치추진위원회 구성 및 추진 전략 논의를 위한 실무협의회를 개최하며 유치 의사를 공식화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는 서울·평양과 더불어 한국 근대미술 3대 거점으로 기능해 왔다”며 “만약 이건희 컬렉션이 한곳에 모여 국민에게 선보인다면 그 장소는 당연히 대구여야 한다”고 말했다.



경남 의령군은 이 회장이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 회장의 생가에서 할머니 손에서 자란 인연을 내세우며유치전에 돌입했다. 이병철 회장이 초등학교를 다녔던 경남 진주시도 미술관 유치에 시동을 걸었다. 박형준 부산시장도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건희 미술관, 부산에 오면 빛나는 명소가 됩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유치 희망 의사를 밝혔다.

지역 지자체들은 대한민국 문화 발전을 위한 고인의 유지와 삼성의 나눔 정신, 수도권에 집중된 문화 역량의 지역 배분을 위해서는 미술관을 비수도권에 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삼성전자 본사가 있는 수원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을 비롯한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미술관 유치에 나섰다.

/대구=손성락 기자 ss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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