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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 배당축소 쇼크…'매도' 의견에 15% 뚝

"자사주 매입·소각 설명 없어 우려"

KB증권 이례적 '매도보고서' 내자

화재 -16%·증권 -13% 동반 하락

HMM·롯데제과 등도 '매도 시그널'

불확실성 확대에 '셀' 의견 잇따라





‘칭찬 일색의 기업 분석’이라는 쓴소리를 들어온 국내 증권 업계에서 ‘매도(Sell)’ 의견을 담은 보고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직접 명시하지는 않아도 현 시세보다 싼 가격을 목표 주가로 제시하는 방식으로 에둘러 ‘팔라’고 말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최근 증시 전반의 가격 부담이 커지고 불확실성이 큰 경기회복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면서 이례적으로 ‘매도’ 의견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17일 KB증권은 메리츠화재(000060)메리츠증권(008560)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 매도, 중립→매도로 낮췄다. 목표 주가도 메리츠화재(2만 1,500→1만 7,000원), 메리츠증권(4,800→4,000원)이 각각 20.9%, 16.7% 하향 조정됐다. 자본 정책의 변화로 배당 규모가 급격히 삭감된 것이 화근이 됐다. 지난 14일 메리츠 3사는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10% 수준의 배당을 시행한다는 요지의 주주 환원 정책을 공시했다. 언뜻 보기에 양호한 수준이지만 그간 메리츠는 공격적인 배당책을 앞세워 투자자를 불러 모았다. 최근 3년간 평균 배당 성향은 메리츠금융지주(138040) 66%, 메리츠화재 35%, 메리츠증권 38% 수준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배당 성향 하락은 명확히 밝혔지만 자사주 매입·소각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없어 주주 환원 하락 우려가 확대될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자기자본이익률(ROE)은 하락할 수밖에 없으며 향후 자사주 매입 정책이 나오면 가치를 재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메리츠금융지주는 전일 대비 15.56% 급락한 1만 6,550원에 마감했고 메리츠화재(-16.78%)와 메리츠증권(-13.83%)도 속절없이 무너졌다. 14일에는 DB금융투자가 한화생명(088350)에 대해 “현 주가는 4차례 정도의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선반영된 상태”라면서 매도 의견을 제시했다.



‘매도’ 보고서가 전무한 관행 탓에 사실상 매도 신호로 해석되는 ‘현 주가보다 낮은 목표 주가’를 내놓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날 KTB투자증권은 컨테이너 운임 상승에 따른 수혜는 반영을 마쳤다며 HMM(011200)의 주가는 향후 상승보다 하방 압력에 노출된 공산이 크다고 봤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서부 항만 적체가 완화되는 등 ‘피크아웃(고점 통과)’ 신호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14일 종가보다 13% 싼 3만 8,000원을 적정 주가로 내걸었다. 이날 HMM은 1.9% 하락하는 등 사흘간 10%가량 빠졌다. NH투자증권도 이날 롯데제과에 대해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돼 밸류에이션 매력이 감소했다”며 ‘중립’ 의견과 함께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14만 원)이 적당하다고 평가했다. 악재성 보고서 탓에 롯데제과는 이날 3.57% 하락했다. 이 밖에도 최근 팬오션(삼성증권), 삼성중공업(010140)(메리츠증권), S-Oil(010950)(NH투자증권)에 대한 회의적 의견이 나왔다.

국내 증권사에 ‘매수 일변도’의 분석만 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지만 회사 경영 정책의 변화, 향후 업황 회복 강도에 대한 시선이 엇갈리면서 ‘투자 자제’를 요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평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초부터 올 3월 말일까지 국내 10대 증권사의 매수 의견 비율은 88.3%에 달했지만 매도 의견은 0.3%에 그쳤다. 반면 국내 기업에 대한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의 매도 의견 비중은 각각 13.5%, 13.3%에 달했다. 투자자들의 항의가 거센 것은 물론 기업 측이 데이터 제공 중지, 인수합병(M&A) 등에서 증권사와의 거래를 끊을 수 있어 매도 의견을 내기까지 장애물이 많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기존과 같은 평면적인 방식으로 경기회복 정도를 가늠하기 어려운 탓에 애널리스트의 시각이 엇갈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우량한 기업을 선별해 고객에게 추천한 것이기에 뒤늦게 ‘팔라’고 권하기는 부담이 있어 커버리지에서 빼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잦다”고 말했다.

/이승배 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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