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17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유임설과 관련해 “제가 이 안에서 느끼는 분위기나 확인한 바로는 교체를 전제로 인사 검증 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수석의 이 같은 발언은 김부겸 국무총리 취임 직후 교체될 것으로 예측된 홍 경제부총리의 유임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수석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홍 부총리는 교체 요인이 없느냐’는 질문에 “제가 지금 단정해서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라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교체설에 대해서도 “제가 알고 있는 한에는 없는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개각 가능성이 흘러나왔다. 홍 부총리를 비롯해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장수 장관’인데다 부인의 도자기 밀반입 논란 끝에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면서다. 그러나 청와대에서 추가 개각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시차를 두고 인사를 단행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1일(현지 시간) 한미정상회담을 하기로 예정된데다 최근 인사 청문회가 정국의 블랙홀로 작용한 탓에 속도 조절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 수석은 더불어민주당에 특별감찰관 후보자 추천을 요청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친인척과 청와대 수석비서관 이상 공무원의 비리를 감시하는 직책으로 지난 2016년 9월 이후 공석이다. 이 수석은 “여러 가지 여야 간 현안이 있기는 하지만 이 문제도 조속하게 협의를 해주시면 좋겠다는 게 대통령 뜻이라고 분명하게 전달했으니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의 회동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 수석은 “21일 한미정상회담이 있어 그 준비 때문에 사실상 그전에 만나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녀오시면 협의해서 진행해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수석은 ‘논란이 더 많았던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임명된 배경에 김정숙 여사가 있다’는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의 주장에 대해 “굉장히 악의적 의혹이고 구태 정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최소한 근거를 제시하면서 이런 주장을 해야 되는데 밑도 끝도 없이 그렇게 주장을 하면 세상에 그런 루머나 의혹에 견뎌낼 사람이 어디 있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굉장히 잘못된 행태이고, 특히 인사와 관련해 이런 문제 제기는 반드시 근절돼야 된다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세민 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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