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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의 아트레터](2)'프리즈 뉴욕'서 본 팬데믹 이후 미술시장

코로나 이후 다시 열린 '프리즈 뉴욕'

'더셰드'로 위치 옮겨 5월5~9일 열려

가고시안,리만머핀 등 대형 화랑 출격

현대미술 흐름과 미래 경향 보여줘

뉴욕 허드슨 야드를 대표하는 복합문화공간 ‘더 셰드(The Shed)’의 외부 전경. 매년 천막형 공간에서 열리던 ‘프리즈(FRIEZE) 뉴욕’이 올해는 이곳으로 장소를 옮겨 지난 5~9일 열렸다.




주말을 낀 5월 5~9일 뉴욕 맨해튼 허드슨 야드에 위치한 뉴욕의 복합문화공간 더 셰드(The Shed)에서 프리즈(FRIEZE) 아트페어가 열렸다. 코로나19로 지난해 행사를 건너뛴 터라 세계적인 컬렉터와 미술 시장 관계자들이 반기며 뉴욕을 방문했다. 미술 시장이 팬데믹 이전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에 분위기는 들떴지만 여전히 감염병을 의식해야 했기에 모든 티켓이 사전예약제로 판매됐고 전시장 관람 시간은 2시간으로 제한됐다. 무엇보다도 아트페어에 입장하려면 코로나 음성 진단서나 백신 접종 증명서를 제출해야만 했다.

‘더 셰드’의 외관이 그대로 느껴지는 내부는 층고가 높고 채광이 좋아 아트페어 전시장으로 탁월하다.


프리즈 아트페어는 지난 2003년 런던의 리젠트 파크(Regent’s Park)에서 120여 개의 갤러리가 참가한 가운데 처음 시작됐다. 이후 2012년에 뉴욕, 2019년에는 LA까지 확장해 적극적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고 현재는 세계 굴지의 갤러리 200여 곳이 참여하며 아트바젤과 더불어 세계 양대 아트페어로 자리매김했다. 내년에는 ‘프리즈 서울’도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 팬데믹 이전의 ‘프리즈 뉴욕’은 뉴욕시티와 퀸즈 사이에 있는 작은 섬에 설치된 텐트형 공간에서 진행됐는데 도심에서 멀고 교통도 복잡해 관람객의 불만이 제법 있었다. 프리즈 측은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지어진 더 셰드로 장소를 옮겼고, 반응은 좋았다.

'프리즈 뉴욕'은 코로나19로 지난해 오프라인 행사를 열지 못했지만 올해는 규모를 축소해 개최했고 미술시장 회복의 기대감을 조성했다. 지난 5~9일 열린 행사 전경.


프리즈 뉴욕이 열리는 4~5월은 뉴욕 미술 시장에서 ‘메인 세일 시즌(Main Sale Season)’이라 불린다. 프리즈 아트페어가 진행되는 동시에 미술 경매 회사인 크리스티와 소더비 등도 가치가 높은 작품들을 준비해 선보인다. 뉴욕 갤러리들 또한 이 기간에 자신들의 블루칩 전속 작가 전시를 기획해 관람객들에게 소개한다. 이렇게 매년 봄이면 아트페어·갤러리·경매 회사들이 서로 시너지를 일으키며 미술 시장 관계자들을 뉴욕으로 불러들인다. 덕분에 뉴욕의 봄은 현재 미술 시장의 트렌드와 미래 미술 시장의 방향성을 예측할 기회를 제공해 준다.

프리즈 뉴욕에 참가한 가고시안 갤러리는 폴란드 출신 작가 에바 유스키에비츠의 작품을 대거 선보였다.


이번 프리즈 뉴욕의 규모가 예년보다 축소된 것은 사실이지만 가고시안, 하우저앤워스, 데이비드 즈워너, 페이스, 페로탱, 리만 머핀, 화이트 큐브 등 블루칩 아티스트들을 소개하는 대형 갤러리는 대부분 참여했다. 미들급 갤러리들도 다수 참가해 신진 작가들을 소개했다.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갤러리현대가 오프라인으로 뉴욕 전시에 참여했다. 가고시안은 폴란드 출신의 여성 작가 에바 유스키에비츠(Ewa Juszkiewicz·37), 데이비드 즈워너는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여성 작가 다나 슈츠(Dana Schutz·45)의 회화를 전시했다. 특히 다나 슈츠의 작품들은 이번 크리스티와 소더비 경매의 이브닝세일(고가의 주요작 경매)에 출품돼 더 주목받고 있다.

프리즈 뉴욕에 참가한 하우저앤워스 갤러리가 선보인 흑인미술가 라시드 존슨의 작품.


하우저앤워스는 흑인 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전시해 이목을 끌었다. 미국 뉴 뮤지엄에서 현재 그룹전이 열리고 있는 라시드 존슨(Rashid Johnson·44)과 중견작가 헨리 테일러(Henry Taylor·63)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현재 여러 경매회사에서 예상가를 크게 웃도는 높은 가격에 낙찰되고 있다.

프리즈 뉴욕에 참가한 페이스 갤러리 부스. 오른쪽에 매달린 가재 모양의 조각이 제프 쿤스의 작품이다.




프리즈 뉴욕에 참가한 페이스 갤러리가 선보인 로이 할로웰의 작품.


프리즈 뉴욕에 참가한 페이스 갤러리가 선보인 로버트 나바의 작품.


페이스는 최근 전속 계약을 맺은 제프 쿤스(Jeff Koons·66)의 조각과 함께 젊은 작가인 로이 할로웰(Loie Hollowell·38)과 로버트 나바(Robert Nava·36)의 회화·드로잉을 전시해 놓기도 했다. 한국 작가 서도호와 이불의 전속화랑인 리만 머핀은 현재 서울 강서구 마곡동의 미술관 스페이스K에서 전시가 한창인 헤르난 바스(Hernan Bas·43)의 회화와 함께 젊은 흑인 작가 도미니크 챔버스(Dominic Chambers·28)의 작품을 선보였다.

프리즈 뉴욕에 참가한 리만머핀 갤러리가 선보인 헤르난 바스의 병풍형 회화 작품.


프리즈 뉴욕에 참가한 갤러리 캐나다가 선보인 캐서린 버나드의 스프레이 회화.


프리즈 뉴욕에 참가한 갤러리 P.P.O.W가 선보인 에린 M.라일리의 신작은 자신의 초상을 그리던 회화를 자수 제작방식으로 바꿔 눈길을 끌었다.


이들 초대형 갤러리보다 체급은 작으나 실속있는 ‘미들급 갤러리’는 주로 뉴욕 맨해튼 트라이베카와 이스트빌리지 주변에 위치하고 있는 곳들이다. 블루칩 작가의 작품보다 가격대는 낮으면서 젊고 유망한 아티스트의 전시를 지속적으로 기획하는 게 특징이다. 갤러리 캐나다(Canada)는 스프레이 페인팅으로 유명한 캐서린 버나드(Katherine Bernhardt·46)의 작품을, P.P.O.W는 에린 라일리(Erin M. Riley·36)의 자수 작품들을 전시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프(Half) 갤러리는 최근 예일대를 졸업한 흑인 여성 작가 캐시아 힐라레(Kathia St Hilaire)와 독특한 보랏빛 화풍으로 로봇 같은 인체 형상의 회화를 그리는 엠마 스턴(Emma Stern·31)을 비롯한 젊은 작가 여럿의 그룹전을 기획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팬데믹 이후 세계 정세가 급변하듯 프리즈 아트페어도 새로운 지리적 위치에서 시대의 변화를 맞고 있음이 분명했다. /글·사진(뉴욕)=엄태근 아트컨설턴트



※필자 엄태근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를 졸업하고 뉴욕 크리스티 에듀케이션에서 아트비즈니스 석사를 마친 후 경매회사 크리스티 뉴욕에서 근무했다. 현지 갤러리에서 미술 현장을 경험하며 뉴욕이 터전이 되었기에 여전히 그곳 미술계에서 일하고 있다.

/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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