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의원이 24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국민의힘 당 대표 지지율 1위에 대해 “몇몇 정치 세력에 의해 좌지우지되거나 고질적인 계파의 그림자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특정 계파의 배후 지원설을 제기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이번 선거도 (계파 대결에서) 완전히 자유롭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유승민 전 의원과 이 전 최고위원, 김웅 의원 등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나 전 의원은 소위 ‘유승민계’로 불리는 인사들이 이 전 최고위원과 김웅 의원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유 전 의원이 창당한 바른정당에 합류하고 이후 바른미래당에서도 같이 활동했다. 또 당 대표 경선을 위한 사무실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유 전 의원의 개인 사무실을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김웅 의원은 유 전 의원이 새로운보수당을 이끌 때 인재로 영입한 인사이기도 하다.현재 세대교체를 주장하는 이 전 최고위원은 쿠키뉴스와 한길리서치가 지난 2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고 김웅 의원도 5%의 지지율이 나오고 있다.
당권에 도전한 초선 김은혜 의원도 이날 ‘계파 지원설’을 들춰냈다. 김은혜 의원은 이날 국민과 당원을 향해 “혁신적 변화가 절실한 우리 당의 발목을 잡는 ‘계파’가 저는 없다”며 유승민계를 정조준했다. 김은혜 의원은 “누군가의 우산 아래 서는 것이 안전한 것임을 저도 안다”며 “하지만 그런 정치는 구태의 상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은혜는 계파 정치, 상왕 정치, 대리 정치가 없다”고 강조했다.
당내에서도 배후 지원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당에서 유승민계가 따로 뭉치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며 “따로 소통하는 카톡방을 만들었고 참여한 의원만 18명에 달한다는 말도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전 최고위원과 김웅 의원은 이 같은 배후 지원설을 부인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유승민계가 그렇게 힘이 있다면 유 전 의원을 대통령 만드는 데 쓰지 나에게 큰 힘을 쓰겠나”라고 반박했다. 김웅 의원도 지난 13일 출마 선언에서 “계파와 짜고 뒤로 거래하는 것을 절대 안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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