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제트의 ‘제페토’를 비롯해 3차원(3D) 가상현실 플랫폼을 뜻하는 ‘메타버스’가 Z세대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자 유통·패션 업계가 잇달아 메타버스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구찌, 나이키, MLB 등이 입점해있는 것은 물론 편의점까지 메타버스에 발을 디디며 미래 소비계층인 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282330)은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서비스하는 네이버제트와 손잡고 가상현실 편의점을 연다고 26일 밝혔다.
제페토는 현실과 3차원 가상세계를 혼합한 메타버스 콘텐츠로,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가상현실에서 나만의 아바타를 설정하고 나이·성별·인종 등을 넘어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서비스다. 전 세계 2억 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Z세대들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가상현실 편의점 마련을 위한 양사의 업무협약도 지난 25일 제페토를 통해 진행됐다. 이건준 BGF리테일 대표와 김대욱 네이버제트 대표는 각자 모습을 본뜬 아바타로 등장했다.
이번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CU는 오는 8월 제페토 내 맵인 한강공원에 루프탑 형태의 ‘CU 제페토한강공원점’을 연다. 이용자(아바타)들은 실제 점포에서처럼 즉석 원두커피 기기에서 커피를 내리거나 한강공원 편의점 인기 메뉴인 즉석 조리 라면도 먹을 수 있다. 실제 공연장처럼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출 수 있는 버스킹 공간도 공개할 예정이다. 이밖에 CU는 제페토의 교실과 지하철 등 다른 맵에도 차례로 점포를 열 계획이다.
이건준 BGF리테일 대표는 “CU는 언제 어디서나 편의점 핵심 고객인 Z세대가 CU의 상품과 서비스를 재미있게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CU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꾸준하게 선보이기 위해 다양한 채널과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구찌·나이키·MLB 등 주요 글로벌 브랜드들도 제페토에 입점하며 Z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신개념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제페토 이용자들은 이곳에서 현금으로 충전해 얻은 젬(GEM)이나 코인 등을 활용해 유명 브랜드 옷이나 신발 등을 구매해 아바타에 입힐 수 있다. 특히 현실에서는 비싸서 사기 어려운 명품을 제페토에서는 훨씬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가장 적극적인 브랜드는 구찌다. 구찌는 지난 2월 제페토와 손잡고 60여 종의 의상, 신발, 가방 등을 공개하고 ‘구찌 빌라’까지 만들어 그 곳에서 아바타가 자유롭게 상품을 보고 입어볼 수 있게 했다.
이처럼 유명 패션 브랜드부터 편의점 등 유통 업체들이 제페토, 즉 메타버스 플랫폼에 주목하는 이유는 주 이용층이 미래의 소비 잠재력을 갖고 있는 Z세대들이기 때문이다. 현재 제페토 가입자 2억 명 중 80%가 Z세대다. 이곳에서 브랜드와 신제품을 홍보해 바이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고, 현실 세계에서의 실제 구매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백주원 기자 jwpai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