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 재건축 대단지들의 이주절차가 본격화하면서 서초구 아파트 전세가 상승률이 매주 큰 폭으로 뛰고 있다. 다음달부터 이주를 시작하는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와 이르면 하반기 이주에 나서는 3주구까지 3,600여 가구가 전세 수요로 유입되는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서초구에서 시작된 전세난이 강남구, 동작구 등 인근 지역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번주 서초구 아파트 전세가 상승률은 0.16%로, 지난주 기록한 0.07%의 두배에 달한다. 지난 4월 말까지만 해도 보합을 기록하던 서초구 전세가 상승률은 5월 첫째주 0.01%를 시작으로 둘째주 0.04%, 셋째주 0.07%를 기록한 후 이번주 0.16%까지 올랐다. 반포발(發) 전세난 우려에 정부는 “올해 계획된 서울 및 강남4구 전체 정비사업 이주물량이 작년보다 많지 않아 전세불안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지만 서초구 전셋값은 벌써 한달째 매주 상승폭을 키워나가는 중이다.
이 같은 상승세에 시장에서는 대규모 이주에 따른 전세가 상승이 강남·동작구등 서울 인근 지역이나 경기 하남까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주 들어 동작구 전세가 상승률은 0.02%에서 0.06%으로 뛰었고, 강남구는 0.01%에서 0.02%로 소폭 올랐다. 지난주까지 보합이었던 강동구도 이번주 전세가 상승률이 0.02%로 늘었다.
한편 서울 매매시장은 강남의 재건축 단지, 그리고 개발호재가 있는 강북권 중저가 단지를 위주로 상승세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최근 ‘V자 반등’을 보이고 있는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지난주와 동일한 0.10%를 기록했다.
가장 상승폭이 큰 지역은 노후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노원구(0.21%)다. 인근의 도봉구(0.13%)도 개발호재가 있는 창동 역세권을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강남에서는 서초구(0.18%)가 토지거래허가구역 근처인 반포·서초동을 중심으로 올랐고, 송파(0.16%)·강남(0.13%)구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경기권 아파트는 지난주와 동일한 상승폭인 0.32%를 기록했다. 시흥(0.81%)은 교통 접근성이 좋은 장현·목감지구 위주로, 의왕(0.66%)은 삼동 및 오전·내손동 대단지 위주로 가격이 상승했다. 인천은 전주보다 소폭 떨어진 0.43%를 기록했다.
지난주 들어 81주만에 하락장에 진입한 세종은 -0.05%로 하락폭이 소폭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마이너스권에 머물렀다. 지난해 급등장 이후 매물 가격이 너무 올랐을 뿐 아니라 보유세 부담 등으로 매수세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주 1.17%이라는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제주는 이번주도 0.91%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양지윤 기자 ya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