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서울에서 개막한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의 개회식 영상에 서울이 아닌 평양 능라도의 위성지도가 담긴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국내에서 개최하는 첫 환경 분야 다자 정상회의로 정부가 시작 전부터 대대적 홍보에 나섰지만 기초적 오류조차 잡아내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청와대와 외교부는 “실무를 맡은 외주 제작사의 실수”라고 해명했다.
P4G 정상회의 개회식은 전날 오후 5시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참석한 가운데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됐다. 문제의 장면은 남산타워 등 서울의 상징적 장소가 등장한 이후 나타난다. 서울을 보여줘야 할 영상이 능라도가 위치한 평양 대동강 일대의 위성사진을 담고 있는 것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해당 영상은 한강 일대로 수정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외교부 P4G 정상회의 준비기획단이 외주 업체에 의뢰해 제작된 것”이라며 “실수로 보인다”고 말했다.
P4G 준비기획단 측은 “해당 부분은 남산 타워 등 서울시 주요 전경 영상에 이어 글로벌 리더들의 참여를 부각시키기 위해 한반도를 중심으로 지구로 뻗어 나가는 줌아웃(Zoom-out) 효과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시작점의 위성사진 위치가 잘못 표현됐다”며 “행사 직전까지 영상의 세부사항을 편집, 수정하는 과정에서 영상제작사 측의 실수로 발생된 것으로서, 오류 발생 인지 후 해당 오류를 수정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비판에 나섰다. 안병길 국민의힘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무능으로 일관하는 이 정권이 만들어낸 부끄러운 외교 참사이자, 국제적 망신”이라며 “전 세계 10위권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국가의 외교 수준이 겨우 이 정도인지 낯이 화끈거린다”고 밝혔다.
이어 “수많은 검수를 거치고, 리허설까지 마쳤을 영상 상영이기에 단순 실수로 치부하기엔 너무 석연찮다”며 “관련자들에 대한 엄중한 문책은 물론이거니와, 국민 앞에 공식 사과를 통해 다시는 이런 실책을 반복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세민 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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