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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피해 군대 가자"...조기입대 신청 급증

학업 차질·알바 힘든 불황에

기술행정병 등 자원입대 경쟁률

최고 8.7대1로 크게 치솟아

/사진=이미지투데이




20학번 대학생 박 모(20) 씨는 지난해 8월 1학기가 끝나자마자 육군 기술행정병 입대를 지원했다. 하지만 경쟁에 밀려 탈락. 그 후로 12월까지 매달 입대 신청을 했지만 내리 떨어졌다. 결국 지난해 12월 추가 모집과 올해 1월 일반병 모집에서도 모두 떨어진 박 씨는 반 포기하는 심정으로 병무청 홈페이지를 클릭했다가 현역병 추가 모집 공고를 발견했다. 2~3월에 비해 경쟁률이 낮은 1월 입대를 신청한 박 씨는 7전 8기 끝에 비로소 군 입대에 성공(?)할 수 있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군 입대를 서두르는 20대 청년들이 가파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적인 학업이나 아르바이트 등의 구직 활동이 어려워지자 차라리 입대 시기를 앞당긴 뒤 코로나19가 종식될 때쯤 사회로 복귀하는 게 낫다는 분위기가 확산한 결과로 풀이된다.

1일 병무청에 따르면 올 4월 공군 일반병 모집 경쟁률은 7.3 대 1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4.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지난해 4월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높아진 수치다. 한 달 전인 3월 경쟁률도 지난해 5.2 대 1에서 올해 7.1 대 1로 크게 상승했다. 육군과 해군도 마찬가지다. 육군 기술행정병의 경우 경쟁률이 지난해 4월 3.8 대 1에서 올해 4월 4.9 대 1로 높아졌고 해군 일반병 모집 경쟁률은 올해 4월 8.7 대 1까지 치솟았다.



올해 들어 군 입대 경쟁률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은 코로나19 장기화로 학업과 아르바이트 등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20대 청년들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동차학과에 다니고 있는 대학생 정 모(20) 씨는 “학과의 특성상 실습 강의가 많은데도 코로나19 여파로 사실상 제대로 된 강의를 들을 수 없었다”며 “동아리 활동에도 제약이 생겨 하루 종일 기숙사에서만 생활하는 날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결국 1학년이 끝나자마자 올 1월 자동차 정비병으로 자원입대했다. 오는 7월 입대를 앞두고 있다는 대학생 김 모(20) 씨도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와 용돈을 벌려고 했지만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게 됐다”며 “군 복무를 하면서 월급을 모아 학비에 보태려고 1학년 1학기까지만 마치고 입대를 신청했다”고 전했다.

20대 청년 사이에서 이러한 분위기가 확산하는 것은 지금의 경제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극심한 취업난 속에 코로나19까지 겹쳐 정상적인 진로 계발과 사회 진출이 막힌 상황에서 청년들 입장에서 조기 입대는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이라며 “과거에도 경제 상황이 어려워질 때마다 군 입대 지원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 불황에 취업난까지 가중되는 상황에서 자기 계발과 취업 준비에 좀 더 유리한 방향으로 진로 계획을 세우려는 심리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 교수는 “조기 입대가 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청년들에게 기회가 박탈되고 활력이 떨어진 우울한 사회 현실을 방증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강동헌 기자 kaaangs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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