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일 ‘골목길 경제학자’로 유명한 모종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회동했다.
시사평론가 장예찬씨는 2일 유튜브 채널 ‘장예찬TV’를 통해 전날 윤 전 총장과 모 교수의 만남에 동행했다고 밝히며 회동 사진과 후일담을 공개했다. 이들인 도시 재생 업체 ‘어반플레이’가 운영하는 ‘연남장’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이후 또 다른 문화공간인 ‘캐비넷 클럽’을 찾았다고 한다.
장씨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골목상권 개발에도 독특한 문화가 우선시돼야 한다”며 “이런 문화를 불어넣을 수 있는 사람들은, 골목상권의 주인공은 청년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서울 연희동처럼 청년세대가 만든 독특한 골목상권 거리가 있다”며 “거기가 뜨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 지역의 소상공인도 행복해지고, 지방경제도 살아날 것”이라고 했다.
또 장씨는 윤 전 총장과 모 교수가 ‘정치인들이 골목상권, 골목문화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소상공인 문제를 전통적이고 관념적인 방식에 따라 일방적인 지원만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서 윤 전 총장은 “골목상권 살리기에 청년, 자영업자, 지방균형발전 세 가지 요소가 다 담겨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모 교수는 이날 회동에서 "윤 전 총장이야말로 우리나라 부패 구조, 비리의 사슬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야권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윤 전 총장이 차기 대선 캠프를 염두한 소규모 참모 조직 구성에 착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대적으로 캠프를 차리기보다 5명 이내, 아무리 많아 봐야 10명 정도로 팀을 꾸리는 것이 현재 검토하는 안"이라고 전했다.
특정 지역의 캠프사무실을 운영하는 개념이 아닌 소수정예 참모진을 갖추고 대선행보를 뒷받침 하는데 초점을 둔 것으로 윤 전 총장의 직할 대선준비팀은 일단 수행, 공보, 정무, 정책 등 정치 조직으로서 핵심적인 '뼈대'로만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당장 합류하지는 않더라도 정권 교체를 위해 당과 연계해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궁극적으로는 본인이 '기호 2번'으로 대선에 출마하는 시나리오다.
최근 윤 전 총장과 소통한 것으로 알려진 한 정치인은 통화에서 "국민의힘 새 대표가 윤 전 총장에게 영입 제안을 하지 않겠나"라며 "고민의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치인 윤석열의 등장 시점은 오는 11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직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민혁 기자 mineg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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