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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삼성, ‘신경영 선언’ 28주년

이건희 회장 별세 후 첫 신경영 선언일

이재용 부회장 수감 등 내부 분위기 ‘착잡’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1993년 ‘신경영 선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삼성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어록을 남긴 ‘신경영 선언’이 7일 28주년을 맞는다. 이 회장이 지난해 10월 별세했고, 그룹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은 수감 상태라 삼성은 신경영 선언일을 앞두고 어느 때보다 착잡한 분위기다.

6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들은 신경영 선언일에 별다른 행사를 하지 않을 예정이다. 삼성은 2014년 이 회장이 쓰러져 입원하기 전까지만 해도 매년 신경영 기념식을 열고 임직원 사기를 북돋웠다.

이 회장이 입원한 이후에는 사내 방송 등을 통해 기념했으나, 이 부회장과 핵심 경영진이 국정농단 사건 등에 연루되며 각종 수사·재판을 받기 시작한 2017년부터 기념 행사가 사라졌다.



신경영 선언은 이 회장이 독일 출장 중이던 1993년 6월 7일 임원들을 불러 모아 “바꾸려면 철저히 다 바꿔야 한다. 극단적으로 말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고 일갈하며 대대적인 혁신을 지시한 것을 이른다. 이 회장의 신경영 선언은 양적 목표 달성에 급급해 질적 성장을 소홀했다는 위기감을 전 임직원에게 공유하고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대전환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 재계의 평가다.

그러나 신경영 선언 28주년을 맞은 현재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된 이후 신경영 정신을 계승한 ‘뉴삼성’ 비전을 밝히고 본격적인 ‘이재용 체제’를 시작하려 했으나 또다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을 잡혔다.

다만 최근 재계 안팎에서 이 부회장을 사면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며 문재인 대통령도 점차 여지를 넓히는 언급을 내놓자 이 부회장이 광복절 특사나 가석방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예상도 나온다.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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