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열풍이 경매시장까지 휩쓰는 분위기다. 서울과 수도권의 5월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 특히 서울의 경우 낙찰가율이 지난 3월부터 3개월 연속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7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5월 아파트 낙찰가율이 115.9%를 기록했다. 역대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아파트 낙찰가율도 110.8%로 직전 최고치인 올해 4월(110.2%)을 넘어섰다.
경매시장에서의 아파트 광풍은 비단 수도권 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부산의 5월 아파트 낙찰가율은 111.8%. 이는 2011년 6월 이후 10년 만의 최고치다. 대구의 경우 올해 3월 들어 역대 최고 낙찰가율인 122.8%를 찍었고, 세종도 지난해 1월부터 꾸준히 낙찰가율 100%를 넘고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아파트의 평균 응찰자 수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도 올해 들어 전국적으로 낙찰가율이 높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감정가가 아닌 크게 오른 시세를 기준으로 응찰가를 써내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편 5월 전국 경매 진행건수는 1만668건으로, 이 중 4,162건이 낙찰됐다. 낙찰률은 39%, 낙찰가율은 72%를 기록했고, 평균응찰자수는 3.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달 법원 경매에서는 응찰자가 실수로 숫자 ‘0’을 더 붙여 쓰면서 무려 최고가에 낙찰됐다가 포기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42 삼성청담아파트 전용 86.34㎡가 감정가 12억6,000만원에 나왔는데, 응찰자가 입찰표에 12억6,000만원을 쓴다는 것이 그만 126억원을 써 내 낙찰된 것. 낙찰가율은 무려 1,000%로 지지옥션이 집계한 지난달 전국 낙찰가 상위 4위에 올랐다. 낙찰자는 입찰보증금으로 낸 감정가의 10%인 1억2,600만원을 날리고 매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선임연구원은 “실수로 응찰가격에 0을 더 붙이는 사례가 종종 있다”면서 “작은 실수지만 재산상 커다란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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