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조원 넘는 적자를 기록한 서울교통공사가 전체 인력의 10%을 감축하겠다는 임금단체협상안을 노조에 제시했다.
8일 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에 따르면 공사 노사는 이날 오후 2시 공사 본사 4층에서 올해 임단협 교섭을 가졌다. 교섭에서 공사 측은 △전체 인력의 10%에 달하는 1,539명 인력 감축 등을 골자로 하는 임금단체협상안을 노조에 제시했다. 비숙박 근무제도 도입 등 근무제도 개선으로 587명, 환승역 통합 운영 등 업무효율화로 521명, 비핵심 업무 위탁으로 431명을 줄이겠다는 것이 공사의 복안이다. 20년 이상 근속자를 대상으로 명예퇴직도 추진한다.
공사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감축 운행과 승객 감소로 1조 1,137억에 달하는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현 상태가 지속될 경우 올해도 1조 6,000억원 안팎의 손실을 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공사와 서울시는 지난 1월부터 '재정 정상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활동해 왔다.
공사는 지난달 경영 합리화 방안으로 약 1,000명의 인력을 감축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서울시는 자구안이 충분치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때문에 공사가 임단협에서 보다 강도 높은 경영 효율화 방안을 노조에 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공사의 제안에 노조가 반발하며 회의는 30분 만에 종결됐다. 노조는 공사가 제시한 안건이 오세훈 서울시장이 요구해 온 사실상의 '자구안'이라며 비판했다.
/박경훈 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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