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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의 변화가 18년보다 빨라...수소 인프라 구축 속도내야"

[서울포럼 2021]

■세션3 : 신성장 동력 수소 모빌리티 과제

김세훈 부사장 "수소 활용, 車서 열차·비행기로 확대"

엘릭 이사 "정부 인프라 구축에 민간참여 이끌어내야"

김세훈 현대자동차 부사장이 10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1'에서 수소 모빌리티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권욱 기자




“이제 곧 수소 생산이 활용을 넘어서는 변곡점이 올 것입니다. 수소차에 국한됐던 활용을 본격적으로 넓혀야 합니다.”

10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1’ 세션3 강연자로 나선 김세훈 현대자동차 부사장은 “투싼 수소차를 전 세계에서 처음 만들었을 때만 해도 세계지도를 펼쳐 놓고 수소충전소 개수를 셌을 정도였다”며 “당시 벨기에 3개, 노르웨이 1개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 1년간의 변화가 지난 18년간의 변화보다 더 많을 정도"라고 현 분위기를 평가했다.

김 부사장은 수소 같은 새로운 에너지원이 등장할 때 오는 딜레마부터 언급했다. 그는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넘어가려면 생산과 이를 활용하는 수단이 함께 있어야 하는데 이 타이밍을 맞추기 힘들다”며 “그간 수소는 활용 방안은 있지만 생산이 부족해 고민이였는데 SK·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에너지 회사들이 탄소 제로를 위해 수소 생산에 뛰어들면서 상황이 역전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변화는 승용차·상용차 정도에 국한된 수소의 활용 분야를 비약적으로 넒혀줄 것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김 부사장은 “이제는 수소연료전지로 수소열차·수소비행기·수소발전 등을 만들어야 하는데 진짜 어려운 단계가 시작된 것”이라며 “이 난관을 돌파하려면 수소연료전지 출력을 3배가량 높이고 내구성은 100만㎞를 달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앞으로 5~6년은 보릿고개가 될 수 있다”며 “수소를 소모할 수 있는 게 연료전지뿐인데 이것만 극복하면 오는 2028년 무렵에는 수소기술이 확립돼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 수소 밸류체인 참여 기업이 크게 늘어나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 부사장은 “지난 2017년 1월 출범한 수소위원회 가입 기업은 애초 13개 정도에 그쳤지만 현재는 109개까지 늘었다”며 “구성 회사도 기존 에너지·자동차·가스 회사 정도에서 정유사·투자사·철강사까지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욱 다양한 회사들이 합류해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수소사회 실현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소 활용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수소를 충전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이다. 25년 이상 수소에너지 산업 부문에서 종사하며 상용화와 인프라 구축에 힘써온 빌 엘릭 미국 캘리포니아 연료전지협의회 이사도 수소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최초로 보급형 수소충전소 네트워크를 출범하며 인프라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엘릭 이사는 “캘리포니아는 현재 수소충전소가 45개 이상 설치돼 있고 2023년까지 충전소 설립에 매년 240억 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최소 1,000개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 같은 인프라 설치 속도는 미국에서는 이례적으로 빠른 것으로 평가받는다.

엘릭 이사는 수소 인프라 확충 속도를 높였던 묘안으로 ‘민관 펀딩’을 꼽았다. 그가 속해 있는 연료전지협의회도 인프라 구축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해온 민관 합동 단체다. 2000년 설립된 후 20여 년간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책과 규제를 내놓으면 이 기준에 맞춰 민간 기업이 소극적으로 개발하는 악순환을 깨는 데 주력해왔다는 설명이다. 그 결과 이제는 정부가 인프라 구축에 앞장서면서 민간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정책이 전환됐다. 엘릭 이사는 “캘리포니아가 성공한 것은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쳤기 때문”이라며 “인프라는 정부 주도로 구축하되 여기에 민간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이들이 수소의 중요성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확장 가능성이 커서다. 엘릭 이사는 “많은 회원들과 지역에서 생산, 그리드 안전성 및 지원, 그리고 더 큰 재생에너지 전력과의 통합 등 고정형 전력에 수소가 활용될 수 있음을 입증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소는 다른 기술로는 탄소를 제거하기 어려운 제조업과 기타 시장에서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며 “수소와 전기를 무료로 활용하는 재생에너지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수소사회 실현을 진심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9년 노벨상을 받았던 스티븐 추가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된 후 ‘수소는 안 된다’고 단언했다”며 “당시 스티븐 추는 성인이 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 기적이면 충분한데 수소는 자그마치 네 가지 기적(비용·기술·인프라·내구성 개선)을 일으켜야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게 이유였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수소는 이제 앞선 네 가지 기적을 모두 이뤄냈다”며 “전 세계가 수소경제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면 수소사회는 실현 가능한 미래라는 믿음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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