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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대변인부터 토론배틀로 선발…할당제 폐지 등 파격 예고

[제1야당 대표 '36살' 이준석]

■ 이준석표 공약 여파는

"20대도 국회 회견장 설수 있다"

공직 후보자 자격시험 시행 등

주요 당직에 경쟁 선발제 도입

당내 의구심·불만 극복 과제로

이준석 신임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당선된 뒤 정진석 의원과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6월 중으로 토론 배틀을 열어 2명의 대변인과 2명의 상근 부대변인을 선발하겠습니다. 어쩌면 피선거권이 없는 20대 대학생이 국회 기자회견장에 설 수도 있을 것 같네요.”

당내 경선 과정에서 ‘공정·경쟁·실력’을 내세웠던 이준석 후보가 국민의힘 대표에 오르면서 국민의힘의 대대적인 체질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신임 대표는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취임 후 가장 먼저 추진할 변화로 대변인단의 공개 경쟁 선발을 꼽으면서 논리성과 합리성을 최우선시하겠다는 뜻을 내비쳐 당내 적잖은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연줄과 계파를 통한 자리 배분 대신 실력주의 드라이브를 거는 이 대표를 향해 당 안팎에서 공개적으로 반발의 목소리나 움직임이 터져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11일 이 대표는 당 대표 수락 연설문에서 “제가 가장 먼저 추진할 변화는 공직 후보자 자격시험의 구체적인 설계와 토론 배틀, 연설 대전을 통한 대변인단의 공개 경쟁 선발”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주요 당직에 경쟁 선발제를 도입하겠다는 공약을 전격 실시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앞서 출마 선언에서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자신의 실력을 바탕으로 당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대변인과 전략·기획 업무를 하는 당직은 토론 배틀이나 정책 공모전, 연설 대전 등의 방식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가 고수해온 확고한 할당제·가산점 반대 방침이 당내에서 어떻게 구현될지도 관심이 쏠린다. 이 대표는 출마 선언에서 “청년·여성·호남 할당제를 하겠다는 공약에 여의도에 익숙하지 못한 어떤 보편적인 청년과 어떤 보편적인 여성, 호남 출신 인사의 가슴이 뛰겠느냐”며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인재를 널리 경쟁 선발하겠다는 원칙을 천명하고 실력만 있으면 어떠한 차별도 존재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공정함으로 모두의 가슴을 뛰게 하자”고 촉구했다.



이에 이 대표가 당헌당규에 있는 할당제·가산점 폐지를 추진할지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 추천 시 여성을 30% 이상으로 하도록 하고 있다.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 순위 20위 이내에 호남 지역 인사를 4분의 1로 채우는 방향으로 당규도 고쳤다. 지방선거 경선에서는 정치 신인과 여성·청년 등 후보자에게 득표수의 20% 가산점을 주도록 했다.

이미 이 대표는 호남 할당제 대신 석패율제 도입을 제안한 바 있다. 석패율제는 열악한 지역구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후보들을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로 구제하는 제도다. 이 대표는 광주 합동 연설회에서 “일부 여의도에 들락거리는 인사들이 누릴 수 있는 할당제보다는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선거에서 석패율제 도입을 우리 당의 공식적인 선거제도 개편안으로 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 측의 한 관계자는 할당제 폐지와 관련, “당장 당헌 개정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면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보여드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선 과정에서 다른 후보들로부터 공격의 소재가 된 공직 후보자 자격시험 공약도 언제부터 시행할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이 대표는 출마 선언에서 “당장 내년 지방선거부터 모든 공직 선거 후보자에게 국가직무능력표준(NCS)과 유사한 최소한의 자격을 요구하겠다”며 “우리 당의 공천을 받으려면 앞으로 기초적인 자료 해석 능력, 표현 능력, 컴퓨터 활용 능력, 독해 능력 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수락 연설에서도 “공직 후보자 자격시험은 당원들 상호 간에 지식과 지혜를 나누며 훈련된 당원들이 공직 후보자 선거에 나갔을 때 우리 당의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가장 큰 무기가 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대표는 앞서 토론회에서 오는 9월부터 자격시험을 시작해 지방선거 전까지 2~3회 치르겠다는 복안을 밝혔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의 공약에 대한 의구심과 불안감이 흘러나온다. 경쟁 선발제의 경우 토론 배틀 방식이 거론되는데 이것이 대변인, 전략·기획 당직자에게 필요한 자질에 부합하느냐는 지적이다. 또 할당제·가산점제의 경우 불리한 사회적 환경에 따른 차별을 바로잡는 제도인데 이를 폐지할 경우 ‘기울어진 운동장’을 방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직 후보자 자격시험의 경우 다른 국가에 존재하지 않는 ‘갈라파고스형 제도’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으며 자격시험만으로 정치인에게 필요한 능력이 과연 길러질지 효과성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

이에 이 대표가 자신의 공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당내 불협화음·갈등이 불거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재묵 한국외대 교수는 “정치적 역량을 무엇으로 볼 것인지, 선거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평가하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보편타당한 제도를 어떻게 마련하느냐의 문제에 부딪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내 반발이 불거졌을 때 이 대표가 뛰어난 토론으로 다 받아치기보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듣고 경청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권형 기자 buzz@sedaily.com,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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