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세·0선(選)’ 이준석 후보가 국민의힘 대표로 당선됨으로써 한국 정치가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됐다. ‘이준석 바람’의 근원은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일자리 정책 실패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감싸기 등으로 민생이 고달프고 공정이 무너진 현실에서 찾을 수 있다. 야당의 혁신과 대통합을 통해 정권 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지지층의 표심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국민의힘 이준석 호(號)는 기득권 대변 정당의 이미지를 벗고 전면적 쇄신에 착수해야 한다. 그 출발점은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흔들린 공정과 상식의 복원이다. 이 대표의 공약인 청년·여성 할당제 폐지와 정치인 자격시험제 등이 MZ세대의 눈길을 끈 배경에 주목해 공정 가치도 재정립해야 한다. 인위적 평등론과 줄 세우기 등에서 벗어나 실력 위주로 뽑자는 주장은 경청할 만하다. 다만 능력 지상주의로 약자를 무시하는 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완 과정을 거쳐야 한다.
두 번째 과제는 현 정부의 경제·안보 포퓰리즘에 대해 제동을 걸고 새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다. 특히 미래 세대에 ‘나랏빚 폭탄’을 안겨줄 망국적 포퓰리즘을 막아내야 한다. 여당은 4년 동안 현금 살포 선심 정책을 남발해 국가 부채를 300조 원 넘게 급증시켰다. 선심 정책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여야의 무상 복지 경쟁으로 경제를 망친 ‘그리스의 길’을 걷게 될지도 모른다. 또 이념에 갇혀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 탈(脫)원전 정책을 멈추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 북한·중국 눈치 보기와 잇단 군기 문란에 기인한 총체적 안보 위기를 바로잡는 책무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세 번째로 여권의 편 가르기 정책에 맞서 국민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 세대·이념·계층·지역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앞장서야 한다. 윤석열·안철수·홍준표 등과 함께 야권 대통합을 성공시켜 여권 독주를 견제하고 정권 교체의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다만 야권 분열 발언을 해온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선대위원장 영입 방안은 재고해야 한다. 새 야당의 역할은 말이나 쇼로 되는 게 아니다. 독주와 오기의 정치, ‘내로남불’ 행태로 국민을 분노하게 한 정권에 대해 강력히 투쟁하고 대안을 내놓아야 수권 정당이 될 수 있다. 제1야당이 바로 서야 우리 사회가 보수·진보 양 날개로 균형 있게 날 수 있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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