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나가겠다고 통보한 남편이 잠든 사이 그의 머리에 불을 붙여 중상을 입힌 미국 여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11일(현지시간) 미 시사잡지 뉴스위크, 지역방송 CBS58 등에 따르면 위스콘신주 밀워키 경찰은 지난 3일 현지 주민 투혼스키 마리 스미스(29)를 방화 혐의 등으로 체포했다.
스미스는 전날 남편인 헨리 윌리엄스가 잠든 사이 라이터 기름을 컵에 담아 그의 머리에 부어 불을 붙인 혐의를 받는다. 남편은 지난 3∼4개월 동안 아내의 행동이 이상했고, 몇 주 전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한 후부터는 더 이상해졌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는 아내가 평소 먹던 약의 복용량을 최근 임의로 늘렸고 지하실에서 페인트를 흡입하는 것 같다고도 말했다. 사건 당일에는 자신에게 말도 걸지 않은 채 집 안을 서성거렸다고 덧붙였다.
윌리엄스는 그날 저녁 아내에게 집을 나가겠다는 얘기를 꺼낸 뒤 말다툼을 했다고 밝혔다. 스미스는 이후 남편이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그의 머리에 불을 붙였다고 밝혔다. 깜짝 놀라 잠에서 깬 윌리엄스는 허둥지둥 맨손으로 불을 껐다. 그는 불이 방안 침구로 옮겨붙는 것을 보고 잠자던 3개월 딸을 안은 채 그대로 집을 나왔다.
그는 바로 옆에 사는 부모님 집으로 대피했는데 아기를 구하느라 몸에 불이 계속 붙어있다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다. 윌리엄스는 머리, 가슴, 목, 얼굴을 비롯한 전신에 2∼3도 화상을 입고 즉시 병원에 입원했다. 현재 인터넷 모금 사이트에서는 그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한 온라인 모금이 진행되고 있다.
스미스는 경찰에서 자신이 먹는 닭 날개에 남편이 독을 넣은 줄 알았고 남편을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을 담당한 법원은 그에게 정신감정을 받도록 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