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역대 최고 수준인 6조 원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공모주 투자 열기가 이어질지 이목이 쏠린다. 청약 증거금 기록을 갈아치울지도 관심이다. 다만 공모 금액이 커 시장에서 제대로 소화될지에 대한 불안한 시선도 나온다.
현재 역대 최고 증거금을 기록한 곳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다. 약 81조 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크래프톤은 이번 기록을 깰 것으로 보인다. SKIET에 비해 공모 규모가 2배 이상 크다. SKIET는 2조 2,460억 원을 조달했고 당시 일반 투자자에 6,738억 원을 배정했다. 크래프톤의 공모 금액은 약 6조 원. 일반 투자자 배정 금액도 1조 원 이상일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중복 청약까지 가능해 균등 배정을 노린 투자자들이 복수 청약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기업가치를 두고는 부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게임업종 대장주인 엔씨소프트의 시총이 20조 원 정도다. 크래프톤의 영업익이 잘 나오더라도 대장주보다 10조원 가까이 높은 기업가치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반면 크래프톤이 공모주 투자 열기를 되살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크래프톤 청약을 위해 뭉칫돈이 증권 계좌에 몰리고 이 자금이 다시 다른 공모주 투자에 쏠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크래프톤 이후 조(兆) 단위 공모주들이 대거 청약을 준비하고 있다. 당장 다음 달 SD바이오센서가 6,000억 원 이상을 조달할 계획이며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현대중공업·롯데렌탈·한화종합화학 등이 공모 전 절차인 거래소 심사를 받고 있다. 공모 열기는 단군 이래 최대 공모 규모 10조 원으로 예상되는 LG에너지솔루션에이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8~9월께 공모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톤을 시작으로 대기업 공모가 이어지며 IPO 공모주 투자 열기는 LG에너지솔루션까지 이어질 전망”이라며 “기업들이 공모주 시장 호황을 틈타 크게 과도한 기업가치를 제시하지 않는 이상 당분간 공모주 투자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e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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