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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공공 돌봄 서비스 늘린다더니···반쪽짜리된 사회서비스원법

국공립시설 우선 위탁은 빠져

"법안 자체 유명무실해져" 지적

시행령서 공공성 강화 목소리

노인장기요양 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사회서비스원법 제11조의 원상복구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사회서비스원을 활성화하는 법률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했지만 당초 취지에서 대폭 후퇴한 반쪽짜리가 됐다. 상임위 협의 과정에서 국공립 시설 우선위탁 등 공공성을 강화하는 내용이 제외돼 법안 자체가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이다.

20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최근 사회복지·돌봄 서비스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사회서비스원 설립·운영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사회서비스원법)’을 통과시켰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사회서비스원 설립을 내걸었다. 민간 중심의 사회서비스를 공적 서비스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취지였다. 4년 만에 관련 법적 근거가 마련됐지만 여야 합의 과정에서 제11조가 수정되면서 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다.

사회서비스원법 11조는 ‘민간이 기피하는 분야에 대해서만 국가·지자체가 민간보다 우선해 사업을 위탁받을 수 있다’고 규정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원안에서는 ‘국공립기관 우선위탁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하지만 여야 합의 과정에서 사회서비스원 우선 위탁사업 범위를 ‘민간이 기피하는 분야’로 한정짓는 등 임의조항으로 변경됐다.

문제는 해당 조항으로 돌봄 서비스의 공적 역할을 확대하고자 했던 사회서비스원 본래 취지가 퇴색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국공립기관 우선위탁이 의무화되지 않으면 사회서비스원은 사업의 위탁·선정과정에서 민간기관과 경쟁해야 한다. 국가 돌봄 시스템의 중추적인 역할을 기대하며 사회서비스원을 설립했지만 민간 기관 중 하나로 전락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윤지영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사업 선정은 보통 비용을 기준으로 삼아 이뤄지기 때문에 사회서비스원이 가격경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된다”며 “민간기관이 수익을 우선시하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어 사회서비스원이 논의된 건데 11조가 수정되면서 이 같은 문제가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돌봄 서비스 가운데 수시로 발생하는 학대 이슈 등 서비스의 질적 문제도 공적 기능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민간 돌봄 서비스는 근로자 처우 및 서비스의 질적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윤 변호사는 “민간기관 중심의 볼돔 서비스는 근로자 교육 및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서비스의 질 자체가 개인의 역할에 따라 좌지우지됐다”며 “사회서비스원은 공공성을 바탕으로 근로자 처우를 개선하고 교육의 수준을 높여 서비스 질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는 우선 사회서비스원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했다는 입장이다. 사회서비스원은 현재 전국 11개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내년까지 17개 지자체로 확대될 예정이다. 하지만 근거 법령 입법이 지지부진하자 지자체 간 종사자의 근무 여건, 서비스의 종류 등에 차이가 크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시민단체와 사회복지 종사자들은 법안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만들 때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조항이 들어갈 수 있도록 요구할 예정이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관계자는 “통과된 법안에는 공공성을 확보하는 법안이 포함되지 못했지만 시행령과 규칙을 제정할 때는 공공성이 강화될 수 있도록 감시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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