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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은행 희망퇴직 바람…신한 또 130명 신청

1월 220명 이어 이례적 '年 2회'

직원들 요구에 40대로 대상 확대

전직 지원금·재채용 등 조건 좋고

핀테크 등 이직수요도 적지 않아

국민銀 등 '인생 2막' 도전 확산

신한은행 본점. /사진=서울경제DB




희망 퇴직으로 신한은행을 떠나는 직원이 6개월여 만에 35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연초 220명에 이어 최근 추가로 진행 중인 희망 퇴직에 130여 명이 자발적 퇴직자 대열에 동참하기로 한 것이다. 금융권의 급격한 디지털화에 따라 갈 곳을 잃은 중·장년 직원이 조금이라도 좋은 조건을 통해 새 출발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0~14일 희망 퇴직 신청을 받은 신한은행에 130여 명이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최종 퇴직 의사 등을 묻는 등 추가 확인 과정을 거쳐 7월 1일 자로 최종 인원을 확정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신한은행의 희망 퇴직은 시기나 대상을 봤을 때 다소 이례적이다. 통상 신한은행은 연말 또는 연초에 희망 퇴직을 실시해왔다. 임금피크제에 돌입하는 직원이 주요 대상이었다. 올해도 이미 연초에 희망 퇴직을 실시했다. 지난 1월 220명이 스스로 짐을 꾸리고 회사를 떠났다.

통상 올해 희망 퇴직은 마무리돼야 했지만 노사는 채 5개월이 지나지 않은 이달 초 추가 희망 퇴직에 합의했다. 초유의 ‘연 2회’ 희망 퇴직은 퇴직 인원이 충분치 않다고 생각했던 사측과 좀 더 좋은 조건을 요구한 노조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며 이뤄졌다.



올해 초에는 최저 연령 기준이 1965년생 이상이었지만 이번에는 1972년생으로 확 젊어졌다. 상대적으로 젊은 인력에게 감원 의사를 물었음에도 자발적으로 회사를 떠나겠다는 직원 수가 적지 않았다. 최대 36개월의 특별 퇴직금에 전직 지원금, 학자금 등을 제공하는 데다 관리 전담 및 금융 상담 인력 재채용도 실시할 예정이어서 일부 직원은 계속해서 근무도 가능한 조건이다.

은행권에선 이미 40대 희망 퇴직이 확산되는 추세다. 지난해 1964~1967년생을 대상으로 희망 퇴직 신청을 받은 KB국민은행은 올해 1965~1973년생으로 최저 연령 기준을 크게 낮췄다. 실제 40대 후반 신청자가 적지 않았고 전년도 462명 대비 800명으로 퇴직자 수도 크게 늘었다. NH농협은행도 최근 3년간 만 40세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 퇴직을 실시했다.

금융권의 급격한 변화도 중·장년 은행원들에게 희망 퇴직을 통해 ‘인생 2막’에 도전하게 하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시중은행은 디지털화와 비대면 업무 증가에 따라 영업점 수를 빠르게 줄여나가고 있다. 입사 20년 차 이상의 직원 입장에선 지점장 등으로 갈 자리는 줄어들고 새로운 업무에 적응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 최근 인터넷 전문 은행과 핀테크 기업 등에선 실무 경험을 지닌 관리자급을 필요로 하는 수요가 적지 않다. 더 늦기 전에 좋은 조건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경우가 늘어나는 이유다.

한편 은행권은 구조 조정과 별도로 디지털 전환에 따른 인력 채용에는 적극적이다. 신한은행은 이번 주 중으로 디지털·ICT 수시 채용 합격자를 최종 발표하는데, 당초 50명 수준으로 책정한 규모를 소폭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김광수 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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