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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판기 닮은 폐기물 재활용로봇…대기업도 반한 수퍼빈

■ 김정빈 수퍼빈 대표 인터뷰

AI 활용 쓰레기 형태 자동 분류

플라스틱 재생 소재로 재가공

SK종화·GS칼텍스 등에 판매

'배민 전용 로봇'도 제작 예정


“수퍼빈은 인간이 버린 폐기물이 자연 환경으로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막는 마지막 파수꾼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다음 세대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인간과 인간이 아닌 생명이 공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에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서울경제가 21일 만난 김정빈(사진) 수퍼빈 대표는 수퍼빈이 순환 경제라는 새로운 키워드를 매개로 환경 보호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소각과 매립만으로 모든 폐기물을 처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수퍼빈은 소비가 끝난 폐기물을 재가공해 자원을 순환시키는 순환 경제를 우리 사회에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자판기처럼 생긴 네프론에 쓰레기를 넣으면 인공지능(AI)이 쓰레기 형태를 판독해 자동으로 분류한다. 재활용 가능한 자원만 선별해 회수하고 이용자에게 일정 금액을 지불한다. /사진 제공=수퍼빈


김 대표가 지난 2015년 6월 설립한 수퍼빈은 순환자원 회수로봇 ‘네프론’을 제작해 상용화에 성공한 친환경 스타트업이다. 현재 전국 각지에 총 188대의 네프론이 설치된 상태다. 자판기처럼 생긴 네프론에 쓰레기를 넣으면 인공지능(AI)이 쓰레기 형태를 판독해 자동으로 분류한다. 재활용 가능한 자원만 선별해 회수하고 이용자에게 일정 금액을 지불하는 구조다. 김 대표는 “AI가 선별한 순환 자원은 올 겨울부터 플라스틱 재생 소재인 ‘플레이크’로 재가공해 1kg당 1,000원 후반대의 가격으로 SK종합화학과 GS칼텍스, 롯데케미칼 등의 화학 회사들에게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선별 과정을 거치지 않은 오염된 플라스틱 폐기물로는 재가공과 판매가 가능한 깨끗한 플레이크를 생산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가공해 만드는 고부가가치 재생소재 ‘플레이크(가운데).’ 네프론이 선별한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플라스틱을 사용해야만 이처럼 투명한 플레이크를 만들 수 있다. /사진 제공=수퍼빈


수퍼빈은 네프론을 중심으로 순환 경제라는 새로운 삶의 양식을 제시하고 있다. 김 대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단순히 환경 부담금을 더 내거나 친환경 제품을 출시하는 수준을 넘어 인간이 생산하고 소비하는 모든 방식을 제로 베이스에서 재설계하는 작업”이라면서 “앞으로 생산과 소비, 재활용이 순환 경제 안에서 하나의 고리로 연결된다면 도시 안에서 밖으로 나가는 폐기물의 양이 급격히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순환 경제가 우리 사회에 완전히 자리잡기 위해서는 여전히 많은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폐기물을 재가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순환 경제와 단순 처분하는 기존의 선형 경제는 초기 단계에서 필연적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모든 자원이 완전히 순환되는 건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시민들의 인식 제고가 더해진다면 순환 경제와 선형 경제가 반드시 상생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실제 김 대표는 자원 순환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 활동을 펼치고 있다. 폐기물로 제작한 상품을 판매·전시했던 쓰레기마트와 쓰레기카페, 쓰레기미술관이 대표적이다. 오는 8월부터는 강원도 삼척시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쓰레기 교실도 운영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사람들이 직접 와서 쓰레기 순환 과정을 보고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마련했다"며 “쓰레기도 금전적 가치를 지닌 상품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전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수퍼빈이 오픈했던 ‘쓰레기카페.’ 쓰레기를 주제로 한 체험형 콘텐츠를 제공해 자원 순환을 더욱 친근하게 여길 수 있도록 돕는다. /사진 제공=수퍼빈


오는 8월에는 안양시에만 네프론 100대를 설치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안양시와의 이번 프로젝트가 수퍼빈 성장의 모멘텀이 될 수 있을 전망”이라며 “버스 정류장과 주민센터, 주차장, 학교 등 도시 곳곳에 네프론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시 전체에서 폐기물이 안정적으로 통제되는 모습을 전국 지자체에 증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이어 “배달의민족으로부터 요청을 받아 업무협약도 체결했다”며 “배달의민족 전용 순환자원 회수로봇 20대를 제작해 아산시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화성시에는 4,000평 규모의 순환자원 소재화 공장도 건설하고 있다. 김 대표는 “AI가 폐기물을 선별하고 재가공하는 라인을 하나의 서버로 연결해 플레이크를 생산할 예정"이라며 "네프론이 한 명의 군사라면 공장은 군사들이 모인 강력한 부대와 같다고 여겨 공장에 '수퍼 아머’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말했다. 이어 “폐기물이 들어오고 가공되는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를 비롯해 재활용 문화 공간과 식당 등의 시설까지도 부지 내부에 함께 배치할 계획”이라며 “수퍼 아머는 단순한 공장이 아니라 사람들이 직접 자원 순환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이자 지역 랜드마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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