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새벽(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12층 높이의 챔플레인 타워 사우스 아파트 일부가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해당 아파트 주민 일부는 사고 전 건물이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었다고 현지 언론에 전했다.
이 아파트 주민이었던 레이사 로드리게스는 뉴욕타임스(NYT)에 근처 건물 단지에서 한동안 진행됐던 공사 작업이 아파트 구조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로드리게스는 해당 공사 기간 내내 아파트가 흔들리는 진동을 느꼈다고도 덧붙였다. 공사는 지난해 말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CNN 방송은 사고 전날 아파트에서 뭔가 삐걱거리는 소리를 들은 주민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번 참사로 실종된 어머니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는 파블로 로드리게스는 전날 새벽에 “어머니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난다’며 전화를 걸어오셨다"고 했다. 그는 “어머니는 새벽 3시쯤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깼다고 하셨다”며 “그 정도로 소리가 컸다”고 했다. 그러면서 “큰 생각 없이 하신 말씀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수상하다”고 덧붙였다.
당국이 아직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가운데 전문가들은 갖은 추측을 내놓고 있다. 건축업체 사장인 피터 다이가는 설계나 건설 재료 문제, 환경의 영향, 공사 부실 등 다양한 요인이 있을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에 설명했다. 다이가는 “이런 일은 여러가지 요소가 합쳐져야만 일어날 수 있다”며 “한 가지 원인을 단정하지 말고, 신중하게 천천히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파트가 위치한 서프사이드와 마이애미비치 내 건물 여러 채를 세우는 데 참여한 건축가 코비 카프는 아파트 내부 구조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카프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수평으로 놓인 판 모양 구조물이 수직으로 세워진 지지벽과 닿는 부분이 부식되는 바람에 한 층 바닥 전체가 무너져 내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서프사이드의 12층짜리 챔플레인 타워 사우스 아파트는 지난 1981년에 지어졌다. 현지 언론은 당시 습지를 개간한 땅에 건물이 세워졌으며, 이미 조금씩 가라앉고 있었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고 소개했다. 플로리다국제대학교 지구환경대학의 시몬 브도빈스키 교수는 지난해 발표한 연구 결과에서 이 아파트가 이미 1990년대부터 연간 2㎜씩 침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브도빈스키 교수는 통상 건물이 이 정도 속도로 가라앉을 경우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부연했다.
24일 오전 1시 30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 서프사이드에서 12층짜리 챔플레인 타워 사우스 아파트 절반 가량이 무너졌다. 이 사고로 25일(한국시간) 기준 1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했으며, 99명이 실종 상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사고 피해 최소화와 빠른 극복을 위해 25일 플로리다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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