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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의 IPO브리핑] 카카오뱅크 ‘몸 값 40조’ 근거는?

플랫폼, MAU 앞세워 고밸류 평가

IT 기술 기업 정체성도 한 몫

합리적 공모가 나와야 '청약 흥행'

"20조 몸 값이면 흥행" 기대도





최근 삼성증권에서 나온 한 편의 리포트가 공모주 투자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카카오의 기업가치를 사업별 평가가치 합산(SOTP) 방식으로 계산하면서 카카오뱅크 몸 값을 40조 원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물론 장외 거래가가 근거다. 기존 상장 금융지주들의 시가총액이 20조 원 안 밖에 불가한 만큼 과도한 기업가치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증권가는 왜, 대체, 카카오뱅크의 몸 값을 이토록 높게 평가했을까?

①은행권 모바일 앱 활성사용자(MAU) 1위…플랫폼 사업 ‘강점’

카카오뱅크의 5월 말 현재 이용자 수는 1,650만 명이다. 은행권 모바일 앱 사용자 중에는 가장 많은 수치다. 국민의 1/3 가량이 카카오뱅크를 쓰고 있다는 얘기다. 업계는 카카오뱅크의 자산 뿐 아니라 MAU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단순 은행이 아니라 금융 플랫폼 사업자로 평가되는 근거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금융 플랫폼 사업자를 자처하고 있다. 저축은행과 같은 제2금융권을 연결하는 연계대출을 서비스하고 주식 계좌 개설 서비스도 제공한다. 최근 주식 투자 열풍과 더불어 제휴관계에 있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의 주식계좌 개설 신청 서비스가 누적 400만 좌를 돌파하기도 했다. 단순히 예대마진을 보는 금융사가 아닌, 다양한 금융·투자 서비스를 선보이는 플랫폼의 가능성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플랫폼 성과는 수치(실적)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2분기까지 적자였던 순수수료이익이 같은 해 3분기 흑자로 전환한 이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132억 원까지 늘었다. 지난해 순수수료이익은 68억 원. 지난해 온기 실적을 이미 1분기에 넘어섰다. 카카오뱅크의 몸 값이 기존 금융지주 시가총액을 넘어설 것이란 근거도 ‘MAU 기반 플랫폼’에 있다. 예대마진에 집중한다면 주가순자산비율(PBR) 기반의 기업평가가 적합하겠지만 금융 플랫폼 사업자라면 PBR을 넘어선 다양한 기업가치 산출이 가능하다.

②IT기술로 ‘메기’된 카카오뱅크…“기존 은행 자리 위협”



카카오뱅크는 자신들의 성장 원동력을 ‘정보기술(IT)’로 꼽고 있다. 기존 금융사들이 IT를 자산이 아닌 외주의 관점에서 봤지만 카카오뱅크는 그렇지 않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뱅크의 직원 수는 약 1,000명. 이 중 기술 인력이 전체의 40%를 차지한다. 다른 은행과 달리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전 국민이 사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카카오톡과의 협업 뿐 아니라 IT 기술로 고객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톡과 연계되는 모바일 앱 뿐 아니라 ‘자체 인증’ 도입이 대표적인 사례다. 악명 높은 공인인증서를 대신하는 기술로 편의성은 물론 보안도 카카오뱅크가 책임진다. 또한 모 회사인 카카오가 힘을 주고 있는빅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AI) 응용을 금융 서비스에 접목 시키면 기존 시중 은행이 제공하지 못했던 서비스가 ‘툭’ 튀어 나올 것이란 기대도 있다.

세계 3대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드컴퍼니도 최근 발간한 ‘디지털 공격자 은행의 시대가 도래했다’ 보고서에서 한국의 카카오뱅크와 브라질의 누뱅크를 기존 은행의 자리를 위협할 수 있는 사업자로 진단했다. 구체적으로 카카오뱅크를 다양한 IT 기술의 접목으로 2년 만에 1,000만 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기존 시중 은행보다 높은 고객 충성도를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③그럼에도 불구하고…“공모주는 공모주 다워야”

물론 증권가, 그리고 장외에서 기대하는 40조 원의 몸 값이 과도하다는 분석도 있다. 미래의 성장 가능성에 배팅하더라도 “공모주는 공모주 다워야”한다는 인식이다. 예컨대 지난해부터 공모 광풍을 몰고 온 SK 계열사들은 한결 같이 공모가에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SK바이오팜부터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까지 바이오·2차 전지 등 유망한 업종의 기업들이지만 다수의 투자자들이 수익을 보도록 공모 구조를 짰다.

공모주 투자자들은 장외 가격보다 낮은 기업가치를 원한다. 번거로운 청약 절차부터 증거금 납입 등, 장외 몸 값과 공모가가 비슷하다면 굳이 청약에 나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한 공모주 투자자는 “공모가 산정 때 적정 기업가치 대비 공모가를 할인하는 이유는 투자자들에 프리미엄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공모가가 장외 가격과 비슷하다면 굳이 공모주 투자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일부 공모주 투자자들은 카카오뱅크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20조 원 수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기관 투자자는 “공모가 기준 몸 값이 20조 원 아래로 책정되면 상장 후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본다"며 "카카오게임즈때처럼 투자금을 ‘올 인’해 볼 생각”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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