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무더위를 앞두고 서큘레이터·창문형 에어컨 시장을 놓고 중견 가전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민 선풍기' 회사 신일전자(002700)를 비롯해 창문형 에어컨으로 대기업을 압도하는 냉방기 신흥 강자 파세코(037070), ‘국민 밥솥’ 브랜드에서 다양한 상품군을 선보이고 있는 쿠쿠홈시스(284740)까지 가세하면서 여름가전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쿠쿠홈시스가 냉방 가전으로 처음 출시한 ‘인스퓨어 에어 서큘레이터’와 ‘인스퓨어 창문형 에어컨’ 판매량이 급증했다. ‘인스퓨어 에어 서큘레이터’의 경우 지난 22일까지 하이마트와 전자랜드 등 양판점 판매량이 전월 대비 381%나 증가했다. ‘인스퓨어 창문형 에어컨’은 22일 기준 전 유통처를 통한 판매량이 전월 대비 776% 증가했다. 이 중 하이마트와 전자랜드의 판매량이 5,575%나 상승하며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쿠쿠의 한 관계자는 “쿠쿠가 첫 냉방 가전으로 출시한 ‘인스퓨터 에어 서큘레이터’에 이어 ‘인스퓨어 창문형 에어컨'이 가전 시장에서 주목을 받으며 빠르게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며 “특히 양판점에서 직접 제품의 성능을 확인한 뒤 실제로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쿠쿠는 냉방 가전 성수기 전 5월 출시한 창문형 에어컨이 예상보다 빠른 판매 증가세를 보여,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 6월 전체 실적이 전월 대비 10배 이상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민 선풍기’ 기업 신일은 기존 히트상품인 에어 서큘레이터와 제습기뿐만 아니라 올해는 창문형 에어컨 시장까지 점유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이마트 트레이더스 전국 20개 지점에서 ‘여름가전 로드쇼'를 열고 신일의 여름 주력 제품 판매에 본격 돌입했다. 지난 2015년 선보인 에어서큘레이터는 지난해까지 누적판매량이 190만 대, 누적 매출액은 1,500억 원에 달할 정도로 인기 제품이다. 올해는 품질과 디자인을 모두 개선한 7세대 에어서큘레이터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실내 습도를 자동으로 감지해 조절해주는 ‘인공지능(AI) 자동 제습기(6ℓ)’를 출시했다. 잦은 비로 인해 올해((1월~6월 24일) 제습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89%가 증가하자 발 빠르게 AI 제습기를 선보인 것이다. 신일 측의은 “장마철 젖은 빨래를 말리거나, 옷장 속 습기를 흡수하기 유용하는 데도 용이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점점 확대되고 있는 창문형 에어컨 시장에서도 신일은 여름 가전 제품의 명가로서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올해는 에너지효율 1등급 등을 획득하고 소음도 도서관 수준(38.6dB)인 ‘2세대 창문형 에어컨’을 선보였다.
2019년 창문형 에어컨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여 파란을 일으켰던 파세코는 지난해 판매량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4월 판매를 시작해 불과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5만 대를 판매해 누적 판매량이 20만 대에 달한다. 파세코의 한 관계자는 “주말 홈쇼핑에서만 4,000대가 단숨에 판매됐다”며 “이러한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지난해 판매실적인 10만 대를 거뜬히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등 대기업을 비롯해 신일전자, 쿠쿠홈시스 등 중견 가전업체까지 가세한 창문형 에어컨 시장에서 이처럼 파세코가 ‘절대 강자’로 자리매김한 것은 ‘원조 창문형 에어컨 브랜드’로서 축적된 제품 기술력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파세코는 매년 혁신적인 기술을 도입해 창문형 에어컨의 단점으로 꼽혔던 소음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또 기술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국내 최소 사이즈인 창문형 에어컨3 미니를 출시해 높이 77cm의 작은 장문에도 설치 가능하게 했다. 이처럼 뛰어난 기술력은 인정받은 파세코의 창문형 에어컨은 국내 제품 중 유일하게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브랜드K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힘입어 해외 수출 상담 역시 꾸준히 늘어나, 베트남과 싱가포르는 물론 칠레, 호주, 이라크 등에 수출을 타진 중이다. 보관에 용이하고 캠핑 때도 사용할 수 있는 ‘폴더블 BLDC 써큘레이터’도 인기다. 홈쇼핑에서 최근 10억 원어치(8,000대)가 판매됐다. 파세코 측은 “이 제품은 접어서 보관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소비자의 불편을 대거 개선했다"며 “캠핑용으로도 활용이 가능한 점도 소비자들에 어필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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