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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취임 3년] 순혈주의 깨고 임원급 50여명 영입…전장·OLED 등 미래사업 '날개'

■29일 취임 3년 맞는 구광모 LG그룹 회장

구글 출신 등 전방위서 인재 영입

계열사 LG엔솔 등 러브콜 쇄도

배터리 글로벌 1위 굳히기 돌입

프리미엄TV 등 가전 경쟁력 굳건

구 회장, 인재발굴·고객가치 집중

전장 이끌 합작사 마그나로 飛上예고

구광모 LG 회장이 서울시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연구원과 함께 투명 플렉시블 OLED를 살펴보고 있다./사진 제공=LG




LG그룹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이끌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이 최근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러브콜’을 받는 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기차 패권을 장악하려는 선진국들이 저마다 배터리 공장을 자국 내에 유치하려고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정상들은 최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LG에너지솔루션의 공장을 유치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광모 LG 회장이 29일 취임 3주년을 맞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 LG 계열사들의 위상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LG 계열사들의 축적된 연구개발(R&D) 성과가 구 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과 만나 본격적인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LG전자의 든든한 가전 경쟁력에 더해 배터리·유기발광다이오드(OLED)·전장 등의 미래 사업이 날개를 달면서 계열사들의 주가는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특히 ‘아픈 손가락’이었던 스마트폰 사업을 정리한 후 시장은 LG의 변화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 LG그룹 전체의 시가 총액은 구 회장 취임 3년 만에 약 68조 원이 증가했다.

대외적으로 확 달라진 LG의 모습은 조직 문화의 혁신에서부터 시작됐다. 구 회장의 경영 성과 중 가장 주목되는 부분도 인재 확보와 고객 가치 집중 분야다. 4대 그룹 중 가장 젊은 나이에도 불구, 구 회장은 고객 가치라는 ‘기본’에 가장 충실하면서도 그룹 내부는 역동적으로 바꾸는 안정된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재계 안팎에서 나온다.

특히 인재 확보 분야에서는 보수적인 LG의 체질이 바뀌고 있다. 구 회장은 취임 이후 첫 경영진 인사에서 LG화학 역사상 처음으로 외부 출신 최고경영자(CEO) 신학철 3M 부회장을 선임했다. 이어 석유화학사업본부 글로벌사업추진담당으로 허성우 BP코리아 대표, 엔지니어링소재사업부장 전무로 김 스티븐 헨켈코리아 대표를 선임하는 등 지난 3년간 총 50여 명의 임원급 외부 인재를 그룹에 수혈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미래형 인재 확보도 돋보인다. 구 회장은 구글 인공지능(AI) 연구 조직 ‘구글 브레인’ 출신의 이홍락 미시간대 교수를 AI연구원의 CSAI(Chief Scientist of AI)로, 캐나다 이동통신사 1위인 벨 출신의 AI 전문가 케빈 페레이라 박사를 토론토 AI 연구소장으로, IBM 출신의 박진용 상무를 LG화학의 디지털 전환을 담당하는 DX담당 상무로 영입했다. 아울러 지난해 인사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인 15명의 여성 임원 승진자를 배출하며 취임 당시 LG그룹 내 23명에 불과했던 여성 임원 숫자를 현재 51명까지 끌어 올렸다.



구광모 LG 회장이 LG화학 기술연구원을 방문해 차세대 OLED 시장 선도를 위한 핵심 공정 기술인 '솔루블 OLED' 개발 현황에 대해 연구개발 책임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사진 제공=LG


전방위 인재 영입과 조직 혁신 속에서도 ‘고객’을 최우선에 두는 경영은 더 굳건히 하고 있다. 구 회장은 2019년 첫 신년사부터 “LG가 나아갈 방향을 수없이 고민해보았지만 결국 그 답은 고객에 있었다”면서 고객 가치 실천을 제시했다.

구 회장의 고객 중심 경영은 LG 어워즈의 최고상인 ‘일등LG상’ 수상자 면면만 봐도 알 수 있다. 실제 LG전자의 한 서비스 엔지니어는 고령의 할머니 댁에 TV 수리를 위해 방문했다가 코로나19로 부품 수입이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하자 TV 없이 적적해 할 할머니를 걱정하며 적극적으로 당일 밤에 TV 대여를 준비했고 이 같은 노력을 인정 받아 일등LG상을 수상했다. 최신 기술뿐 아니라 고객을 감동시키는 서비스로 LG 제품의 경쟁력을 갖추라는 구 회장의 주문이 반영된 단적인 사례로 꼽힌다.

구 회장은 이에 더해 LG의 미래를 준비할 조직을 갖추며 본격적으로 본인만의 색깔을 내고 있다. 지난해 말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그룹 차원의 AI 연구 전담 조직인 ‘AI연구원’을 설립한 것이 대표적이다. 전장 사업을 이끌 합작회사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역시 다음 달 1일 이사회를 열고 본격 출범한다. 아울러 LG 주요 계열사들의 CIC(컴퍼니 인 컴퍼니)와 사내 외 벤처들은 LG의 성장 잠재력을 보여준다. 수제 맥주 제조기(LG 홈브루) 등 기존 시스템하에서는 시도하기 힘든 도전적 제품들이 CIC를 통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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