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036570)(NC) ‘리니지 형제’가 4년간 지배하던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넷마블(251270)과 카카오게임즈(293490) 등 경쟁사들의 신작이 초반 돌풍을 일으키며 매출 1위 자리를 지켜온 리니지 아성을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국산 대작이 속속 등장하며 리니지 일변도이던 모바일게임 생태계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는 평가다.
4일 카카오게임즈가 출시한 ‘오딘: 발할라라이징’이 지난 2일 구글플레이 매출 1위에 오른 뒤 이날까지 순위를 유지 중이다. 오딘은 지난 달 29일 출시한 뒤 하루 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에 오른 바 있다. 이어 출시 4일 만에 리니지M을 밀어내고 구글에서도 1위에 올랐다.
업계는 이번 오딘의 구글플레이 1위 등극을 일대 ‘사건’으로 본다. 전날 매출을 산정하는 앱스토어와 달리 구글플레이는 일주일간 누적 매출을 집계한다. 오딘은 출시 후 4일간 매출만으로 리니지M의 7일 누적 매출을 누른 것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오딘의 출시 2일간 매출을 약 150억 원으로 추정했다. 하루 70억 원 이상 매출을 기록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매출 1위를 가장 오랫동안 유지하던 리니지M의 일 평균 매출이 20억 원 내외”라며 “출시 효과를 고려해도 오딘의 현 매출은 경이로운 수준”이라고 했다.
지난 2017년 6월 리니지M 출시 후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 1위는 늘 리니지 지식재산권(IP)의 차지였다. 2019년 11월 후속작 리니지2M이 등장한 후에는 리니지 형제들이 서로 1·2위를 오가는 상황이었다. 리니지 천하에 균열이 인 것은 지난달 17일 넷마블 ‘제2의 나라’가 1시간 가량 1위에 오르면서다. 당시 “짧은 시간이지만 리니지 외 게임이 1위에 올랐다는 상징성이 크다”며 주목 받았다.
이어 보름만에 오딘이 1위에 오르자, 업계에서는 본격적으로 ‘리니지 천하’가 끝나고 새 시대가 오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초 불매운동 여파에도 흔들리지 않던 리니지 시리즈의 순위에 드디어 균열이 왔다”며 “신작들에 새로운 기회가 열리며 생태계 전반에 활력이 돌 수 있다”고 말했다.
국산 대작간 ‘춘추전국’ 시대가 열리며 매출 상위권에서 중국 게임이 사라진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4일 기준 구글플레이 매출 10위 안에 중국 게임은 2개 뿐이다. 중국이 한한령을 내린 후 한국 게임의 중국 출시는 막혔지만,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최상위권에는 늘 중국 게임이 3~4개씩 올라 있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전히 중국 게임의 한국 출시가 이어지고 있지만 다양한 국산 게임들이 치고 올라오며 중국의 ‘불공정무역’을 자연스럽게 해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딘과 제2의 나라의 성공으로 카카오게임즈와 넷마블의 실적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그간 퍼블리싱에 집중해왔고, 매출이 높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가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오딘 제작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는 카카오게임즈 관계사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3분기 오딘 일평균 매출을 10억 원대 후반으로 추정했다. 출시 초기 ‘거품’이 빠지더라도 리니지M 수준 매출을 유지한다는 예측이다. 넷마블도 제2의 나라 한국·아시아 매출이 3분기 반영되며 실적 개선을 이룰 전망이다. 증권가는 넷마블 3분기 매출을 7,200억원, 영업이익을 1,000억 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12%, 15%가량 늘어난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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