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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삼성의 투자 지연 속 중국의 글로벌 기업 사냥 가속도


글로벌 반도체 패권 전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중국 자본이 또다시 해외 기업 사냥에 나섰다. 중국 전자업체인 윙테크가 2년 전 네덜란드 칩 제조업체 넥스페리아를 인수한 데 이어 이번에는 이 회사를 통해 영국 최대 반도체 기업인 뉴포트웨이퍼팹(NWF)을 사들인다. 인수 가액은 6,300만 파운드(약 983억 원)에 불과하지만 자동차 관련 반도체를 생산하는 알토란 같은 기업이어서 주목된다. 중국 반도체 산업은 그동안 선봉장이던 칭화유니가 지난해 기술력 한계와 과잉 투자의 후유증으로 파산을 선언하는 등 난관에 부딪혔다. 미국이 동맹국들과 함께 ‘반도체 연대’를 구성해 견제에 나섰지만 중국 정부는 대규모 투자를 이어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반도체 정책 사령탑에 최측근인 류허 국무원 부총리를 낙점해 반도체 굴기를 시도하고 있다.

중국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은 이런 배경에서 추진되고 있다. 단시일 내 자체 기술력을 끌어올리기 힘들자 아예 경쟁력 있는 해외 기업을 사들이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중국 사모펀드가 미국에 본사를 둔 국내 반도체 업체 매그너칩 인수 작업을 벌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면 중국 당국은 글로벌 해외 기업들의 M&A는 어깃장을 놓으며 줄줄이 무산시키고 있다. 3월 미국과 일본 반도체 장비 업체 간 22억 달러 규모의 M&A는 중국 당국의 심사 지연으로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밀어붙이는 동안 우리 기업들은 손 놓고 지켜봐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삼성전자는 미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장 건설을 발표한 지 한 달이 넘도록 투자 지역 발표를 미루는 등 반도체 산업의 선두권 유지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국내 정치권은 몇 달 전부터 반도체 산업 지원 얘기를 꺼냈는데도 아직까지 관련 특별법조차 만들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에선 조금만 방심하면 주도권을 통째로 잃는다. 시장을 주름잡았던 일본 반도체 기업들이 한순간에 세계 무대에서 사라진 선례를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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