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페이스북 등 미국 ‘빅테크’들이 홍콩 정부가 추진하는 개인정보법 개정안에 일제히 우려를 표했다. 법 통과 시 최악의 경우 홍콩 내 서비스를 중단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5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빅테크 이익 단체인 아시아인터넷연합(AIC)은 지난달 25일 홍콩 정부에 개인정보법 개정안과 관련한 서한을 보내 “법안 문구들이 모호해 홍콩 현지 법인과 직원들이 수사·기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이 통과되면 홍콩 정부가 반중 시위대의 신상 정보를 넘기라고 요구할 수 있고 이 요구를 따르지 않으면 홍콩에 있는 자사 직원들이 처벌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단체는 “기업이 처벌을 피할 방법은 홍콩 내 서비스 제공과 투자를 멈추는 것뿐”이라며 법 위반 사항을 더 명확히 규정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홍콩 정부에 요청했다.
앞서 지난 5월 홍콩 정부는 대규모 반중 시위가 일어났을 때 온라인상에서 시위대를 진압하는 경찰의 신상 정보를 캐는 행위를 막기 위해 이른바 ‘신상털기방지법(개인정보법 개정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법에는 특정인을 위협하거나 상해하려는 의도로 온라인 플랫폼에서 신상을 턴 사람에게 최대 5년의 징역형 또는 100만 홍콩달러(약 1억 4,5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명시돼 있다. 그러나 현지에서도 처벌 대상이 너무 광범위하고 모호하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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