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민간기업이 마하 7 극초음속 미사일의 ‘초저가’ 마케팅에 나서 주목된다. 전 세계적으로 극초음속 무기 경쟁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가성비를 앞세워 방산 시장 공략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민간 항공우주 기업 링콩톈싱(凌空天行)테크놀로지는 지난주 공식 계정을 통해 ‘YKJ-1000’의 시험 영상을 공개했다. 내열 코팅에 발포콘크리트와 같은 민간 재료를 사용해 ‘시멘트 코팅’ 미사일이라는 별칭을 가진 YKJ-1000은 최대 사거리 1300㎞의 마하 5∼7 극초음속 미사일로 추진 비행시간은 최대 6분이다. 일반 컨테이너 등으로 옮길 수 있고 은폐가 용이하며 이동식 플랫폼에서 발사할 수 있다.
링콩톈싱은 영상을 통해 사막 발사장에서 표적을 명중시키는 장면을 공개했다. 애니메이션으로 해당 미사일이 발사 비행 중 목표물을 자동 식별하고 회피 기동하는 기능을 선보였다. 적의 지대공미사일과 항공모함 전단의 요격을 우회하는 고난도의 침투 능력을 과시한 것이다. 영상 후반부에는 YKJ-1000 8기가 일본으로 향하고 일본 내에 다수의 타격 지점이 표시된 지도가 포함됐다. 최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악화한 중일 관계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됐다.
주목할 점은 YKJ-1000이 압도적인 가성비를 내세웠다는 것이다. 링콩톈싱은 YKJ-1000이 기존 유사 미사일 가격의 10분의 1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양산 가능한 YKJ-1000 기본 버전의 경우 1기당 가격을 9만 9000달러(약 1억 4553만 원) 수준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1기당 410만 달러인 미 해군의 함대공미사일 SM-6의 4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YKJ-1000 같은 저비용 극초음속이 보편화할 경우 세계 방산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방어 요격 체계인 사드(THAAD)는 1기당 1200만~1500만 달러, 패터리엇 PAC-3 요격기는 370만~420만 달러로 고가에 속한다. SCMP는 “저비용 공격과 고비용 방어 사이의 불균형은 전쟁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짚었다. 중국 군사 전문가 웨이둥쉬는 “사거리가 길고 파괴력과 침투력이 뛰어난 초저가 YKJ-1000이 출시되면 인기 상품이 될 것”이라면서 “주요 군사 강국들도 도전을 맞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록히드마틴과 보잉 등 글로벌 방산 기업들도 극초음속 무기를 자체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세계 방산 시장에서도 미중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주요 군사 강국들의 항모 전단을 활용한 공격 위협에 맞선 초저가 극초음속 미사일 대응이 가능해질 수 있으며 반군들이 이를 획득해 군사 공격에 나설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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