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대선 예비 경선이 마무리 국면에 들어가면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간의 ‘빅2’ 경쟁이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모두 지난달에 비해 지지율을 끌어올리면서 다른 예비 후보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전 대표의 경우 지난달 8.4%의 지지율로 바닥을 찍은 뒤 예비 경선을 치르면서 19.4%의 지지율 반등을 기록해 이 지사의 유일한 대항마로 부상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 회사 리얼미터가 지난 6~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대선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이 지사가 32.4%로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이 전 대표가 19.4%로 2위를 나타내 신년 초 ‘전직 대통령 사면’ 발언 이후 좀처럼 상승세를 타지 못했던 지지율이 뚜렷하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예비 경선이 시작되기 전인 한 주 전보다 이 지사는 9.6%포인트, 이 전 대표는 11.0%포인트 수직 상승했다.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도 14.4%포인트에서 13.0%포인트로 줄어들었다.
중위권에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7.6%의 지지율을 얻어 정세균 전 국무총리(6.0%)를 제치고 3위에 올랐고 ‘이준석 현상’ 이후 젊은 후보 바람을 탄 박용진 의원도 5.0%로 바짝 뒤쫒았다. 하위권은 최문순 강원지사(1.8%), 양승조 충남지사(1.4%), 김두관 의원(0.8%) 순으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을 민주당 지지층으로 한정할 경우 ‘빅2’의 경쟁은 더욱 뚜렷하다. 응답자의 절반가량인 50.3%가 이 지사를 선택한 데 이어 이 전 대표는 30.5%로 2위, 추 전 장관이 10.3%로 3위를 각각 기록했다. 이어 정 전 총리 4.2%, 박 의원 2.1%, 최 지사가 0.8%를 나타낸 가운데 양 지사와 김 의원은 각각 0.3%였다.
여권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지사는 예비 경선 진행 과정에서 노골화된 반(反)이재명 전선이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지사 캠프 측은 “다소 수세적으로 비쳐진 예비 경선 토론과 달리 본경선에서 이 지사 특유의 승부사 기질이 부각될 것”이라며 “후보의 약점은 과감하게 털고 정책 위주의 차별화를 시도해 대세론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경선 흥행 차원에서 선거인단(국민 50%+일반 당원 50%)의 투표 결과를 세 차례에 걸쳐 공개하는 ‘슈퍼 위크’ 제도를 통해 초반 승기를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상승세에 올라탄 이 전 대표는 TV 토론을 통해 이 전 대표의 역량이 드러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위권 예비 후보들과의 격차를 벌리면서 반이재명 전선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할 경우 본경선에서 2강 구도를 형성한 뒤 막판 뒤집기가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 전 대표 측은 “안정감에서 다른 후보들과 확실하게 차이를 보이면서 이탈했던 지지 세력도 다시 결집하고 있다”며 “본경선에 들어가면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예비 경선 컷오프 이후 후보 간 합종연횡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1위 후보가 과반 지지율을 확보하지 못하고 2위 후보 역시 정체 상태에 빠질 경우 누가 3위 후보가 되느냐에 따라 ‘빅2’는 재편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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