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가짜 수산업자’ 김모(43·수감 중)씨가 검찰을 포함한 유력인사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사건 연루자를 소환 조사하기 시작했다.
1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전날 김씨로부터 고급 시계 등 금품을 받은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로 입건된 이모 부부장검사(전 남부지검 부장검사)를 불러 조사했다.
앞서 경찰은 서울남부지검 소속이던 이 검사의 사무실과 김씨가 수감 중인 구치소 등을 압수수색해 자료를 확보했다. 또 이번 사건과 관련해 지난 4월 1일 수사에 착수한 뒤 참고인 12명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검사에 이어 김씨로부터 금품 등을 받은 혐의로 입건된 다른 연루자들도 차례로 소환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입건자는 금품 공여자인 김씨를 포함해 이 검사와 직위해제된 전 포항 남부경찰서장 배모 총경,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엄성섭 TV조선 앵커 등 모두 7명이다.
애초 입건자는 5명이었으나, 최근 언론인 2명이 추가 입건되면서 향후 경찰 수사 대상이 늘어날 수도 있다. 실제로 경찰은 김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인원이 최소 28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이들의 위법 사례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들 중에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수사를 이끈 박영수 전 특별검사 등도 포함돼있다. 박 전 특검은 김씨로부터 포르쉐 렌터카와 수산물 등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 전 특검이 청탁금지법상 공직자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유권해석을 국민권익위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수산업자를 사칭한 김씨는 경찰 조사 초기와 달리 최근 접견 조사를 거부하고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한 대면조사 외에 기존에 확보한 증거와 자료 등을 토대로 수사를 진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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