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여성을 살해한 40대 남성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다.
제주지법 형사2부(장찬수 부장판사)는 12일 살인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A(43)씨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5월 24일 서귀포시에 있는 한 펜션에서 40대 여성 B씨에게 성관계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와 B씨는 지난 5월 22일 함께 제주도로 갔다. 이들은 이튿날부터 1박2일 동안 해당 펜션에 묵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24일 오전 퇴실시간이 지났음에도 두 사람이 방에서 나오지 않자 이상하게 여긴 펜션 직원이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갔고, 사건 현장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A씨는 흉기로 자해한 채 숨진 B씨 옆에 쓰러져 있었으며, 이 때문에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기도 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A씨가 경찰 조사에서 진술한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이 재생됐다. A씨는 자처해서 자신의 진술 과정을 녹음한 것으로 알려졌다. 녹음 파일에서 A씨는 “순간 너무 짜증 나니깐…. 애초에 그럴 생각은 없었다. 몇 초 사이에 (상황이) 이렇게 바뀔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자해 과정을 진술할 때 키득대며 웃기도 했다.
방청석에 있던 유족은 재판부를 향해 “너무 억울하다, 억울한 부분이 없도록 재판부가 현명한 판단을 내려달라”며 울분을 토했다. 이를 지켜보던 A씨는 고개를 떨군 채 눈물을 흘렸다. 재판부는 내달 9일 오전 10시 A씨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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