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중앙당윤리심판원이 12일 양향자 의원을 제명하기로 했다. 양 의원은 지역사무소에서 성범죄가 발생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회의를 진행한 결과 “사촌동생의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양 의원을 제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윤리심판원은 “(양 의원이) 언론에 성폭력 관련 내용이 없었다고 인터뷰하는 등으로 2차 가해를 했다고 볼 수 있는 점, 가해 행위의 중대성으로 인해 가해자에 대해 구속영장까지 청구된 점, 피해자에게 취업 알선을 제안함으로써 피해자를 회유하려 시도한 점 등이 고려됐다”고 제명 이유를 설명했다.
징계 결과는 당 최고위원회의 보고로 의결된다. 다만 현역 의원 제명의 경우 의원총회에서 재적 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양 의원은 징계 결정에 불복해 재심을 접수할 수도 있다. 재심 신청은 징계 결정을 통보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가능하다.
한편 윤리심판원은 양 의원 제명을 포함한 8건을 심사해 나머지 5건에 대해서는 기각, 2건에 대해서는 계속심사 결정을 내렸다. 양 의원은 이날 징계 의결 전 윤리심판원 회의에 출석해 소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결정에 대해 이소영 당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양 의원이) 잘못을 인정하는 부분도 있다”며 “(윤리심판원) 주심 위원이 피해자 측이 제출한 자료와 당사자에게 들은 내용을 종합해 ‘그런(성폭행을 당한) 상황이라고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피해자 측이 문제 제기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고려했고, 그것을 중점으로 해 결정이 내려졌다”고 했다. 당 차원의 고발 조치나 수사 의뢰 계획은 아직 논의되지 않았다는 것이 이 대변인의 설명이다.
앞서 양 의원 지역사무소 회계책임자인 50대 직원 A씨는 부하 직원 B씨를 상습 성폭행한 혐의로 직무에서 배제됐다. 양 의원의 사촌동생으로 알려진 A씨는 양 의원이 지난해 총선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한 뒤 지역사무소에서 수개월에 걸쳐 B씨에게 성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A씨는 수천만 원에 달하는 정치자금을 부정 사용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양 의원 지역사무소 성폭행 의혹에 대해 민주당은 철저한 조사와 엄중한 조치를 강조해왔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지난달 양 의원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처음 보고받고 이틀 뒤 송갑석 광주시당위원장에게 시당 차원의 진상 조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달 25일에는 대선 경선기획단장인 강훈식 의원이 “양 의원으로서는 억울할 수 있지만 (A씨가) 의원의 친인척이기 때문에 더 단호한 조치가 불가피하다”며 양 의원의 출당을 건의하기도 했다.
이후 민주당은 이달 2일 윤리심판원에 양 의원에 대한 조사를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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