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우승을 놓친 잉글랜드 일부 축구팬들이 온라인에서 인종차별적 선수 비난 글을 올려 소셜미디어들이 대응에 나섰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트위터는 최근 24시간 동안 잉글랜드 대표팀 선수들에게 인종차별적 욕설을 퍼부은 트윗 1,000여 개를 삭제했다. 아울러 운영규정을 위반한 계정 여러 개를 영구정지시켰다고 밝혔다. 트위터는 “규정을 어긴 계정과 트윗은 확인하는 대로 계속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페이스북은 인종차별 행위에 적극 대응하겠다면서 “잉글랜드 선수들을 괴롭히는 말과 계정을 신속히 삭제했으며 운영규칙 위반사항에 계속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페이스북 산하 인스타그램은 욕설이 담긴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를 반복해서 보내면 계정을 영구삭제하는 규정을 엄격히 적용할 방침이다.
잉글랜드 대표팀이 전날 홈구장인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20 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하면서 사상 첫 유로 우승을 놓쳤다. 런던경시청은 결승전 전후로 난동을 부린 축구팬 45명을 연행했다.
오프라인 난동도 모자라 온라인에선 선수들을 향한 욕설이 넘쳤다. 특히 승부차기에서 골을 넣지 못한 마커스 래시퍼드와 제이든 산초, 부카요 사카 등 세 선수에게 인종차별 발언이 쏟아졌다. 이들은 모두 흑인이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성명에서 “소셜미디어에서 일부 대표팀 선수를 겨냥한 온라인 인종차별이 있는 점에 놀랐다”면서 “모든 형태의 차별을 강력히 비난한다”고 밝혔다.
축구협회장인 윌리엄 왕세손은 “선수들이 혐오행위를 겪는 점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즉시 중단돼야 하며 관련자들은 처벌을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잉글랜드 대표팀은 공식 트위터 계정에 축구협회의 성명을 공유하며 “올여름 대표팀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은 선수들 일부가 차별적인 욕설을 받은 점이 역겹다”고 밝혔다.
보리스 존슨 총리 역시 온라인 인종차별을 비난했다. 그는 트위터에 “잉글랜드 대표팀은 소셜미디어에서 인종차별적 욕설이 아닌 영웅으로서 찬사를 받을 자격이 있다”면서 "끔찍한 욕설에 책임이 있는 자들은 스스로 부끄러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런던경시청은 “소셜미디어에 선수들을 직접 겨냥한 모욕적이고 인종차별적인 발언들이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며 수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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