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피는 꽃이 일찍 진다"며 "자중자애하라"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정조준했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송영길 대표와 전국민재난지원금 지급에 합의했다가 2시간 만에 이를 번복한 이 대표를 겨냥해 "더이상 국민의힘 '리더'가 아닌 따르는 이 없는 따릉이 타는 '라이더'일 뿐"이라고 날을 세웠다.
정 의원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준석 리스크'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이준석 리스크는 뜻밖의 사고가 아니다. 우연한 교통사고가 아니다"라며 "어쩌면 예견된 사고일 수 있다"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선출직 정치인도 자격시험을 보겠다고 했다.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참정권의 침해"라면서 "시험만능주의다. 학벌만능주의"라고도 적었다.
정 의원은 또한 "미군정은 맥아더 포고문에 나와있듯이 점령군이 아니면 통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며 "이준석은 그것을 주둔군이라고 했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무지"라고 거듭 이 대표를 향한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아울러 정 의원은 "아빠 친구에 이어 여가부 폐지를 불쑥 꺼냈다. 당내에서도 반발했고 오기로 통일부 폐지가지 꺼내들었다"면서 "이유는 한게 뭐 있냐? 돈 아깝다. 폐지하자. 이런 식이다. 황금만능주의고 차별적 능력주의"라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덧붙여 정 의원은 "이준석 대표의 이런 논리대로라면 전쟁도 없는데 국방부 예산이 낭비다. 국방부 뭐 한게 있냐? 국방부 폐지하라"며 "국민의힘은 10% 넘는 변변한 후보가 없다. 막대한 국고보조금이 아깝다. 가성비없는 국민의힘도 폐지하라"고 비꼬았다.
더불어 정 의원은 "송영길 대표와 전국민지원금 합의했다가 2시간만에 번복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부글부글 끓고 있다"며 "엎지러진 물 주워 담느라고 고생많다.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불만이 활화산처럼 터져 나온다"고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앞서 이 대표와 송 대표는 전날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갖고 2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전 국민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회동을 마친 뒤 100여분 뒤에 황보승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성명을 내고 합의 내용을 사실상 번복하는 일이 벌어졌다.
황보 수석대변인은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손실을 입으신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대상과 보상범위를 넓히고 두텁게 충분히 지원하는 데 우선적으로 추경재원을 활용하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후 남은 재원이 있으면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 범위를 소득하위 80%에서 전 국민으로의 확대를 추후 방역 상황을 고려해 검토하자는 취지로 합의한 것"이라고 정정했다.
이 대표 역시 "방역 상황을 고려해 필요 여부를 검토하자는 취지로 합의한 것이지, 추경의 총액을 늘리는 내용 등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합의 번복의 뜻을 전했다.
앞서 이 대표가 송 대표와의 합의 내용이 알려지자 국민의힘 당내 지도부 등에서 반발이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윤희숙 의원은 "당내 토론도 없이, 그간의 원칙을 뒤집는 양당 합의를 불쑥 하는 당대표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며 "자기 마음대로 밀어붙이는 과거의 제왕적 당대표를 뽑은 게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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